늘,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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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수요일,
12시 전에 맘마를 먹이고 재우려는데 꺼이꺼이 울기 시작하는 우리 나무. 쪽쪽이도 싫고, 아기띠를 메고 달래줘도 싫은지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결국 누워있던 남편 출동. 잠깐의 밀당 후 스르르 잠이 드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분유를 조금 타 온 젖병을 들고 있던 나는 힘이 빠진다. 내 품이 불편한 것 같아서, 우는 아기를 달래지도, 재우지도 못하는 서툰 엄마인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그랬다. 아빠 품에서라도 잘 자서 다행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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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쯤 일어나 맘마를 먹이고 재운다.
가끔 새벽에 깨어있는 육아동지들이 있어 외롭지 않은 밤. 나무 사진과 영상을 쭈욱 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오늘도 남편은 우리를 놔두고 조용히 회사로 출근했다. 9시가 되면 이모님이 오시고, 없던 여유를 되찾는다. 재빠르게 미역국에 밥을 말아먹고 나무 목욕시키는 걸 구경했다. 꾸벅꾸벅 졸면서 씻는 거 귀엽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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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감싸도는 겨울.
이모님, 나무와 내가 밖을 걸었다. B형간염 2차 접종일. 한 달만에 주사 꽁- 맞으러 가는데, 집에서 가는 건 처음이라 패딩우주복에 겉싸개 꽁꽁 싸매서 갔다. 병원, 조리원 건물 오랜만이야.. 4.6kg으로 쑥쑥 큰 나무는 쪽쪽이를 물면서 신나게 자고 있었다. 주사맞을 때 잠깐 울고 금세 그친다. 심각한 건 아니지만, 심장쪽에 관찰이 필요하단 얘기에 눈물이 맺힌다. 내가 아파도 나무는 안 아팠으면 하는 마음을 알게 됐달까. 잘했어, 고마워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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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찾아왔다.
점심도 거른 채 3시간을 자고 일어났다. 밥이랑 반찬 다 준비해놓으셨던데 도무지 먹을 입맛이 아니어서 패스. 오후늦게 이모님이랑 둘이서 수다를 떨고, 그녀는 떡국떡으로 떡볶이랑 진미채볶음을 후다닥 만드시고는 홀연히 사라지셨다. 그때부터 나무는 찡찡찡. 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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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아빠 엄마는 지호 홀릭.
영상통화를 할 때마다 거의 자고 있어서 아쉬워하시길래 밤 10~12시에는 말똥말똥하다고 나무의 스케줄을 알려드렸다. 그때는 부모님이 주무실 시간. 그런데 10시 넘어서 ‘지호 자냐 우리 아직 안자는디’하고 문자가 왔다. 아.. 오늘 웬일로 지호가 잔다고 했더니 ‘그럼 우리 잔다’고 쿨하게 답장을 보내왔다. 아이참. 마의 11시, 나무는 맘마를 먹고 운...다.. 오늘밤도 부디 평화가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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