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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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수요일,
12시에 잠들어 3시에 꿈틀꿈틀거리는 나무.
배고픔을 못 참겠다며 침대를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반 쯤 깨어버리면 놔두고 분유를 타러 갈 수 없어서 자고 있는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다. 넉넉하게 탄 맘마를 아주 열심히 먹는다. 고요한 방에서 들리는 쫍쫍쫍 소리가 아주 우렁차네. 190ml을 먹고 다시 쿨쿨쿨. 오늘도 그가 언제 이 방을 빠져나갔는지도 모르고 우리 둘은 딥슬립에 빠졌다. 그리고 우리 둘은 오전 대부분을 이 방에서 보냈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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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덕분에 이유식을 편하게 먹였다.
틈만 나면 의자를 탈출하고 도망가려는 나무의 엉덩이를 붙잡은 건 다름아닌 치즈였다. 밍밍한 죽 맛에 고소함을 더해주니까 맛있나 보다. 예전에 초기이유식을 먹일 때처럼 맛있다고 입을 쩍쩍 벌리는 아기새로 변신. 소고기양파미역죽 150ml을 깨끗하게 비우고 분유 90ml까지 먹었다. 이제는 제법 어린이처럼 혼자 젖병을 들고 먹는 나무. 입에서 빠지면 야무지게 쏘옥 넣을 줄도 안다. 쪽쪽이도 쏙쏙. 아기의 근육이, 감각이 나날이 발달하고 있음에 감사해진다. 품에 안겨 자다가 내려놓고, 양치질을 하고 물 한 잔을 마시고 오니까 나무가 깼다. 낮잠 30분 끝, 다시 놀기 시작. 나는 좀 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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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열탕소독, 빨래,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스커피 한 잔을 마신다. 맥심 좋아 좋아. 나무는 책상 밑으로 들어가 의자를 오랫동안 만지고 놀았다. 높이조절하는 손잡이, 바퀴와 부품을 만지작 만지작. 이제는 장난감 통을 엎기, 푸쉬팝 물어 뜯기, 종이책 뜯기, 장난감들 갖고 놀기, 물티슈 만지기 등 쉬지 않고 움직인다. 시간이 흘러 또 맘마시간이 되었고, 겨우 닭고기양송이단호박죽 150ml을 다 먹었다. 아까 치즈 좀 남겨둘걸.. 정신없는 이유식 시간이 지나고 튀밥을 가지고 놀다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건 아마 졸려서인 것 같은데.. 아기의 졸음은 어쩜 이렇게 갑자기 오는지.. 달래고 달래고 달래서 재우고 같이 낮잠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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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근할 때도 퇴근했는데도 우리는 자고 있네?
심지어 씻고 왔는데도 모르고 자네? 된장찌개가 먹고 싶대서 장도 봐 왔는데 나는 다른 걸 먹고 싶다고 하네? 아이참. 그의 가방에는 애호박과 꼬깔콘 두 봉지가 들어있었다. 아, 새우깡이랑 감자칩 한 묶음도 있었지. 결국 우리는 여러 후보들 중에 핫도그랑 샌드위치, 감자칩과 후식으로 복숭아를 먹기로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4화를 보면서 냠냠냠. 아기랑 있다보니 집중해서 볼 수 없는 드라마는 그냥 끊어서 보기로 하고, 목욕을 시켰다. 그 다음엔 내가 씻고 왔지롱. 뽀송뽀송한 느낌이 너무 좋아. 나무는 11시에 잠들고 우리는 각자 자유시간을 소중하게보낸다. 삐뽀삐뽀 방금 깼다 깼다! 다시 재워야만 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