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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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목요일,
새벽 두 시, 요즘 계속 새벽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행사를 위해서 자야 하는데 쉽게 잠을 청하지 못 하는 두 사람. 우리가 오랜만이기도 했고 할 일과 할 말이 남아있었다. 그러다 말하다 말고 중간에 그냥 훅 잠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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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곱 시, 일어나서 챙기고 짐을 들고 나왔다. 출근시간을 뚫고 도착한 코엑스. 길치는 정문을 못 찾아서 요상한 곳을 통해서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일찍부터 부스를 꾸미고 있는 작가님들이 가득했다. 우리도 시작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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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기도 전에 땀이 넘쳐서 녹초가 됐다. 언니가 사 온 빵이랑 커피는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만큼 갑자기 바빠진 이숭이. 어떤 일들이,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까 시나리오를 그려본다. 그리고 어느새 10분 전. 두근두근 심장이 요동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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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랑 나는 인사왕이 될 테야.
부지런히 인사를 했다. 아직 정신 스위치가 덜 켜졌는지 버퍼링이 심해서 입도 꼬이고 말도 꼬인다. 나의 실수 모음집 책을 발간해도 좋을 만큼 시트콤 같은 이야기가 쌓여있다. 그럴 때마다 둘이 너무 많이 웃어서 더 재미있었던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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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8 첫 손님 등장.
너무 좋아서 물개 박수를 치는 이숭이였다. 괜히 기념하고 싶어서 손님이 가신 후에 시계를 바라본다. 내 지갑에 100원이라도 꺼내기가 쉽지 않듯, 남의 지갑을 여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숭이부스의 고객이 되어주신 분들이 감사하고 감사하다. 때론 너무 쿨하게 거래를 할 때면 충동구매를 하지 말라며 말리는.... 사업 못하는 스타일의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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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까지는 시계를 볼 틈도 없이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당이 떨어질 것 같을 때마다 주워 먹었던 젤리들, 물 대신 목을 축이던 커피. 이보다도 더 달콤하고 든든했던 건 우리 부스에서 그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감탄사, 칭찬, 응원이었으리라. 내가 이 순간 여기에 있다는 걸 신기해하면서도 ‘이숭이’라는 존재가 알려지는 감사한 순간들. 초대권을 받고 찾아오신 분들, 인스타 친구분인데 부스에 와서 인사하시는 분...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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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부스 운영 종료.
인사 달인이 된 우리들. 그리고 ‘포달’이라고 포장 달인이 된 언니. 어찌어찌 둘이서 잘 끝냈다. 문제없이, 즐겁게, 평탄하게 보낸 1일 차. 둘이서 평가를 해봤는데.... 나의 홍보, 판매방식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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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고 돈까스와 판모밀로 배를 채웠다.
아침 빵 이후로 처음 밥을 먹는다. 내일은 더 일찍 든든하게 먹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공차 밀크티를 호로록 마시면서 숙소에 와서 아직까지 깨어있는 우리. 오늘 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가내수공업을 이어가다가 갑자기 세탁기 물난리를 겪었다. 아이참. 말을 많이 해서 그런지, 비가 와서 그런지 감기가 올 것처럼 목이 아프다. 자고 일어나면 극복하기를. 이숭이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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