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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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일요일,
꾸벅꾸벅 졸다가 일기를 쓰고 픽 쓰러져 잠이 들었다.
오늘도 부엉이숭이는 2시 넘어서 눕고 7시 반에 일어났다.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숙소 체크아웃과 부스 준비를 해야 해서 마음은 급했고 몸은 천근만근백만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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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먼저 행사장으로 갔다.
여유롭지 않았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옆옆집 작가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생겼다. 남편이 만든 마그넷 매력에 흠뻑 빠져서 그걸 시작으로 짧은 시간에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이것도 감사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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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차 부스 시작을 예고하는 방송이 들려왔다.
이 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콩닥콩닥거렸다. 10분 전, 5분 전, 둠칫 둠칫 음악을 틀어놓고 조금은 여유롭게 준비를 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다르게 흘러간다. 학생 손님이 그립톡을 사겠다고 빛의 속도로 의사를 밝혔지만, 이숭이는 박스를 찾는다고 낑낑. 남편이 잠시 비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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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능숙해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이랑도 손발이 척척 맞는 것 같은데.. 마지막 날인 게 너무 아쉬웠다. 이번을 기회로 다음에 보완해야 할 것들을 꼭 기록해놔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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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는 하루 종일 바빴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들도 많았다. 스낵이랑 목캔디를 건네며 우리 사진을 담아주는 분, 서프라이즈 방문에 코끝을 찡하게 만들어주는 옛날 친구, 여름휴가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친구들이랑 놀러 온 분,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 등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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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손님도 많다.
‘엄마가 여기 부스는 꼭 가야 한다’며 딸에게 당부했다는 분, 통영카페를 보고 우리를 알게 됐다는 분, 내 그림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 이숭이와 덕숭이의 깨방정에 온화하게 웃어주는 분, 우리를 아니 남편을 스마트한 카카오페이 세계로 이끌어주는 분 등 참 감사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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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종료 전까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남편이 정리를 하고 있을 때 나는 현금과 내 명함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남은 시간은 15분. 그때부터 내 눈동자는 이리저리 굴러다녔고 거침없이 소비생활을 즐겼다고 한다. 페어에 참가하니 다른 작가님들 부스를 돌아볼 수가 없다. 나도 부스 구경 제대로 하고 싶은데... 발 동동거리면서 눈에 들어오는 대로 빠른 소비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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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 종료!!!!
길고 길었던이 아니라 정말 빠르게 흘렀던 시간이었다. 준비와 설치, 옮기는 과정이 힘들 뿐 막상 현장은 설레고 행복하고 즐거운 곳이었다. 이제 목표는 빨리 철수하고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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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꽉 찬 행사장인데 온통 새하얘졌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메시지 한 통을 보고 코끝이 찡해오기 시작하더니 대성통곡을 하는 이숭이였다. 내 그림을 보며 해맑게 웃고, 고마운 사람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가면서 컨트롤을 할 수 없었다. 콧물이 찌익, 눈물이 뚝뚝 펑펑. 그러다 웃음 터져서 실컷 웃고, 또 눈물 찡... 이 기분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데 가능할 지모르겠다. 12시 반, 집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일기를 쓰는데. 계속 꾸벅꾸벅하고 있는 이숭이... 이제 자야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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