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에 받은 선물

드디어 영화를 다 보다

by 김병태

영화를 보면 반전이 이루어지는 / 긴장이 고조되는 지점이 있다.

스토리의 기본이다. 영화만이 아니라 모든 것에 다 있다.

발렌타인데이가 되면 아무래도 사랑과 관련된 영화를 습관적으로 본다.

Below Her Mouth

THE AGE OF ADALINE 을 본다.

둘 다 대면해야할 진실을 앞에 두고 자연스럽게 도망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나는 늘 여기서 멈춘다. 도망간후에 다시 대면하여 해피엔딩으로 끝날수도 있고

도망갔기에 인생이 틀어져서 아쉬움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 그런데 해피엔딩으로 끝날려면

다시 대면해야한다. 그리고 정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들어내고 엉클어진것들을 정리해야한다.


난 결정을 내리는데 익숙한편이지만 그러나 이런류의 결정은 못한다.

내가 잘못을 했을 때 / 내가 결정을 망설이는 주제가 생겼을때

예를 들면 내 진짜 속마음을 드러내고 정직하게 삶을 새로 리셋하는 경우에

도망가는데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면 엄마나 아내나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해주고 나는 슬그머니 사과나 감사의 언어도

사용하지 않고 스리슬쩍 넘어가는 삶을 살았다. 인생의 중요한 고비에 나는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아들이 해결해야할 문제앞에서 정직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도망쳤다. 그리고 가장 부끄러운 모습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들이 얘기한다. " 이런 문제앞에서 나는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를 알지 못했어 아빠 ! " 그건 나의 모습이었다. 나는 아들에게 해결해야할 문제앞에서 해결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정작 비슷한 문제앞에서 아들도 도망쳤다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눈물이 난다.


사랑영화는 언제나 재미있는 설정을 한다.

Below Her Mouth 는 야한영하다. 16 + 로 16세이상이 볼 수 있는데 내가 볼때는 18 + 정도의 수위는 된다. 영화의 시작이 두 연인이 Sex 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한 사람은 환희의 시간을 보내고 주인공 A 는 의무의 시간을 보낸다. 사랑에 빠진 이와 사랑이 지나가고 의무로 보내는 이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와인바에서 주인공 두 사람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격정적인 시간을 보낸다. 다른 주인공 B 는 7년간 사귄 연인과 약혼을 하고 약혼반지를 끼고 있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뜨거운 감정을 따라간다. 이 시간은 주인공 B 의 약혼자가 출장을 간 시간에 벌어진다. 그리고 예상보다 일찍 업무가 끝나 돌아온 B 의 약혼자는 다 예상하는대로 집에서 Sex 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게 되고 이후에 이 현실앞에서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론은 둘 다 자신들의 연인들에게 사과하고 헤어지고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는것으로 일종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2017 년에 만든 영화이다.


나는 이 영화를 2월 12일에 시작해서 2월 14일밤에 다 보았다. 무려 4번의 망설임끝에 B 의 약혼자가 약혼녀가 다른 사람과 있는 장면을 마주하는것이 힘들어서이다. 수많은 영화를 끝내지 못하고 이런식으로 넘어갔다. 사랑, 미스터리, 드라마를 이런 장면을 못 넘어간다. 언제나 반전과 긴장의 부분은 넘어가고 결론만 보는식이다. 그래서 영어가 약하기도 해서 언제나 액션영화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평생을 그렇게 살았는데

나이가 60인데 이제는 해결하고 싶다.

이제는 보아야할것을 보고 / 말해야할것을 말하고 / 대면해야할것을 대면하고 싶다.


그래서 4번째에야, 2026년 발렌타인데이때 드디어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캐나다영화답게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참 기뻤다. 영화를 다 본 내가 참 마음에 들었다. 나를 위해 노란장미를 선물하고 픈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피해온 삶을 생각해본다.

나는 역사의 중요한 고비에 늘 피해있었다.

1980 년 자국의 군대가 자국의 국민을 학살하는 광주의 아픔을 서울에서 소문으로만 들으며 대학시절을 보내고, 1997년 IMF 를 한국이 맞이할 때 1년전에 캐나다에 들어와 그 사건이 한국인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지 못하고, 2002년 한국의 최전성기에 치루어진 월드컵축구의 환호성을 즐기지도 못하고, 자본주의의 늪에 빠진 한국의 현실이 젊은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 젊은세대의 일부가 종교적광신에 빠지고 ( 신천지와 하나님의 교회, 정명석이 교주로 있는 이단들은 젊은이들이 많다 ) 극우와 일본을 찬양하는 정신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알지못하고 오늘을 맞이한다.


그것을 겪지 않았기에

386세대의 현실안주를 모르기에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일부 젊은이들의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역사관형성과 미국의 현실과 그 속에서 겪어지는 아픔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된 사회를 만드는데 분명 베이비부머세대의 책임과 386 세대의 과실이 있다. 나도 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오늘의 사회의 현상은 내가 피해온 / 도망간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엇을 하랴 !

그럼에도 행운의 시대와 행운의 시기를 보낸이로서 기존의 세계질서가 무너지고 각자도생의 시대로 가고 있는 있는 세계속에서 일상의 삶을 유지하며 지키며 친절과 온유의 삶을 낯익은이들만 아니라 낯선이들에게도 보여주며 살아가는 남은 생이 되기를 갈망하며 오늘을 보낸다.


문제를 대면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속에서 우리는 해피엔딩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이제 겨우 영화한편을 보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럼에도 그래서 기쁘다. 그동안 피하였던 장면을 대면하고 그 영화의 정수를 즐기지 못함을 이제라도 하게 되니 기쁘다. 이 작은 시작이 오늘의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데 정직하게 대면하고 풀어나가 내가 사는 땅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게 기여하고 싶다.


나를 위하여 선물같이 온 발렌타인데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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