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용기
살아갈 땅을 선택하는 용기
한자어가 들어간 우리말은 언제나 쉽지 않다. 용기만 해도 그렇다. 물건을 담는 그릇이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는 태도로도 쓰인다. 땅을 그릇으로 은유한다면 나는 한반도라는 그릇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젊은 시절을 보낸다.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자본주의체제를 가진 민주주의에 기반한 남과 공산주의체제를 가진 주체사상이란 조선시대왕정과도 같은 퓨전체제라고 해야하나 폐쇄된 은둔의 왕국이라 불리우는 북이라는 이상한 마법사들이 점령한 땅과 한 그릇에 사는 운명으로 산다.
그 그릇에 요상한 마법사들이 점령당한 땅을 이웃으로 두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요상해져야한다. 그래서 남도 요상한 마법사들이 활개치는 땅이기도 하다. 그래도 남에서 태어나 감사한건 그릇을 바꿀 수 있는것을 허용한 땅이라는 것과 그것이 가능한 시대에 살았다는 점이다. 내가 대학을 다닐때는 영어공부를 잘해 당시엔 토플이다. 유학을 가야 다른 그릇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공부에도 관심없고 더더군다나 유학생활 꿈도 없던 나는 현재의 그릇이 운명인줄 알고 살았다.
그러다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그 동네는 다른 그릇으로 옮기는 것을 선택할려는 이들이 있는 동네이다. 누구는 영국으로 누구는 미국으로 그래서 영국으로 가는 이가 소개해주어서 캐나다에 답사를 가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 결국엔 캐나다로 가서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영국으로 간 이가 먼저 돌아오고 미국으로 간 이도 최근에 경기도에 정착한다고 카톡을 보내고 나도 3년째 치매엄마와 함께 보내기 위해 오가는 중이다. 연어나 사람이나 비슷한가보다.
그릇을 바꾸어 보았더니 좋았나 ! 캐나다에 와보니 이민의 국가라 요상한 나라들이 얼마나 많은 지를 알게 된다. 요상한 나라에서 살다가 요상한 사람이 되어 이민이라고 왔지만 여전히 요상함이 몸에 배어서 살아가니 이 땅도 요상하게 바뀌는 나쁜 마법이 퍼지는것을 보게 된 30년이다. A DISCOVERY of WITCHES 라는 드라마를 본 기억이 있다. 이 드라마의 무대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과 마법사들인데 좋은 놈과 나쁜 놈, 나쁜 놈은 언제나 권력을 혼자서 가지려한다. 그리고 나쁜 놈은 언제나 세고 좋은 놈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위해서 마법의 도움이 필요하다. 요즘 세상과 별 다를바가 없다. 그래도 캐나다가 좋은 것 한가지는 애들이 어릴 때 와서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순둥이마법사가 된다. 예외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 그래서 여전히 캐나다는 Progressive 가 힘을 쓰기도 하고 정치적올바름을 강조하는 PC 주의가 활발한 숲이기도 한다.
최근 몇년간 PC 주의의 부작용으로 인해 선거를 하게 되면 보수파가 압도적집권을 하나 했더니 미국의 트럼프의 도발(? )로 Progressive 가 뭉치는 분위기로 바꾸어서 결과를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요즘은 누가 좋은 마법사이고 나쁜 마법사인지 아니면 이 땅이 요상하고 저 땅은 정상인지 판단하기가 참 어려운 시대에 산다.
그래서 어디에 살든 무슨 상관이랴 ! 어느 땅에 살든 그 땅에는 요상한 마법이 판을 치는게 세상이더라. 우리에게는 그 요상한 마법의 땅에서 나쁜 마법을 풀고 다음세대는 요상한 마법이 힘을 못쓰는 세상에서 살게 해주려 애쓰는 삶을 사는 숙제를 받았을뿐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의 할일은 이 숙제를 열심히 하는게 중요할 뿐임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숙제를 할려고 애를 쓴다. 오랫동안 외면한 엄마와 나를 알아볼때까지는 함께 있으려하고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친절하고 관대한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마법사가 될려고 오늘을 살아간다. 하지만 요상한 마법이 판치는 이 척박한 세상에서 순진한 마법사로 살아감은 용기가 필요하다.
땅은 이 땅이나 저 땅이나 비슷하다. 그럼에도 나는 두 그릇에 살아보았고 이 용기덕분에 경험으로 이 얘기를 할 수 있음이 좋다. 나는 어느땅에 있든지 순진한 마법사가 되어 요상한 주문에 걸린 땅을 정화하는데 기여하는 인생이고 싶다. 그래서 삶은 인생은 여전히 살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