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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마술처럼 찾아온 손님

중고차를 페이스북 마켓에 팔면서 배운 시정해야 할 편견    

by 김병태 Mar 16. 2025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면서 갖고 있던 2011년형 쉐비 말리부가 거의 세워져 있다.   

차는 갖고 있으면 돈이 든다.  그래서 보험을 해지하다가 들었다가 / 아니면 보험을 든 채  그냥 세워두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팔자니 밴쿠버 있을 때 차가 없으면 불편하여 망설였다.   


그러다가 해외출장이 잦은 아들이 집에 다시 들어오면서 2022년식 좋은 차가 집에 들어온다.   아들은 거의 집에 없지 좋은 차는 있지 그러다 보니 내 차는 이제 세워져만 있다. 그래서 2011년형 말리부를  정리하기로 한다.  7년전에 5천불에 사 큰 아들이 잘 쓰다가 오타와로 공부하러 가면서 내게 주고 간 차다.  요즘 중고거래 대세인 페이시북마켓프레이스에 내 놓는다.


하지만 시간이 안 맞는다.   한 겨울이다.  겨울에는 차를 정리하기가 어렵다.  봄이 되어야 차가 거래가 되기 시작한다.  내가 원하는 값의 50%에도 살려는 사람이 없다.    이제는 봄이 되어 겨울 동안에 든 보험료가 차 값에 포함되어 팔리면 고맙겠 다라는 마음만 남는다.


지난 두달동안 마켓프레이스에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서 알게 된다.  온갖 사기꾼들이 활동중이다.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만나라. 현금거래만 해라. 절대로 이 트랜스퍼거래를 하면 안된다. 보안이 샌다...   그리고 나도 임자만 잘 만나면 적당한 가격에 팔으리라해서 14일 금요일오후에 가격을 2,500불에 내 놓았다.  코비드이후에 모든 종류의 차값이 올라 요즘 시세로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다.  15년 된차에 201,400 킬로를 주행하고 엔진경고등이 들어온 상태에 주차하다 벽에 긁은 큰 자국이 있는 상태인데 말이다.   


여기는 인도계가 많다. 정확히는 거의 다 펀잡주에서 온 사람들이다.  서리란 동네에 압도적으로 많이 산다.  그동네로 가는 대중교통수단을 타면 인도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오직하면 미션 임파서블이란 영화를 촬영할 때 인도의 장면을 밴쿠버에서 찍었을 정도로 인도계가  많다.  게다가 최근 몇년동안 이민문호를 열어 놓았을 때 인도계가 너무 많이 들어와 유튜브에는 인도계에 점령당한 캐나다란 영상도 많이 돌아다닌다.  그래서 인도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를 여기저기 쉽게 듣는 시기이기도 하다.


서리에서 메세지가 와 저녁을 먹는데 달려온다고 한다.  저녁먹고 기다리니 펀자비형제가 와서 차를 본다.  왜 살려고 하니 !   여동생이 UBC 에 다니는데 차를 선물해 줄려고 해 하면서 차를 본다.  그러면서 여동생한테 줄때는  차를 완벽하게 손을 봐서 제대로 된 모습으로 줄거야하면서 어떻게 내 차를 고칠건지를 설명한다.  부숴진 미러를 새로 바꾸고 긁힌 자국은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리모콘을 새로 바꾸고 엔지경고등은 어떻게 해결할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가격을 흥정하여 400불을 깍아주고 현금거래로 바로 차를 가져간다.   펀자비들은 운송사업 특히 트럭운전사들이 많다.  트럭운전사인 그는 덩치가 좋다.  왜 과거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삼던 시절 펀자비들을 데려다가 경호요원으로 썼는지 이해가 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굉장히 가족적이다.  서리에서 UBC 까지 대중교통으로 다니면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다.  차로 다니면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여동생을 위해 차를 사 고쳐 제대로 만든후에 줄려고 하는 그의 말속에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겨져 있음을 본다.


이민와 살면서 우리는 흔히 내가 당한 편견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우리 한국사람도 편견이 많다.  여기서 교육받고 자란 아들들은 부모의 언어속에 담겨져 있는 각종 편견을 얘기해준다.  백인에 대한 열등의식, 흑인에 대한 우월의식, 필리핀계와 인도계에 대한 우월의식... 헤아릴 수 없는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예의를 갖추어 설명해주려 노력하는 아들들모습에서 캐나다교육의 장점을 본다.


거의 두달반만에 차 하나를 보낸다.  두달반동안 욕심이 좀 컸다가 ( ? )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가격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고 필요한 좋은 사람에게 팔면 좋지라는  마음으로 변한다.  그러자 마법처럼 여동생을 위한 차를 준비하는 펀자비형제를 만나 그이들도 가족을 사랑하고 이땅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남으려 애를 쓰는 한 시민임을 느끼면서 내가 가진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는 선물과도 같은 거래를 해본다.  필요한 사람에게 이제는 받아들인 적정한 가격에 팔아 만족한 사람과 싸게 사 고쳐서 좋은 학교에 다니는 사랑하는 여동생에게 줄 생각으로 만족한 거래를 한 구매자,  두 거래자가 웃으며 헤어진다.  


임자를 만나면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고 만족하게 되는 마법을 다시 한번 경험한 금요일밤의 선물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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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내 발이 되어주던 고마운 차를 보낸다.  새주인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좋은 발이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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