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덕에 캐나다국기를 거는 날이 오다니
캐나다에 살면 국가보다는 살고 있는 프로빈스나 도시가 더 중요하다. 큰 틀에서는 연금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Child Benefit 가 소득의 중요한 역활을 하고 국가인 연방정부가 이 혜택을 준다. 우리집도 이민초기 어려운 시절에 이 Child Benefit 덕에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의료나 학교, 주거와 같은것들은 연방정부가 일정부분을 매칭해주고 대부분 주정부가 지출하고 요즘 큰 이슈가 되는 주택문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온갖 제한을 걸어놓아 실제 삶에서는 주정부와 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요하다. 그래서 캐나다는 유난히 애국심이라고 할 만한것은 가장 인기있는 아이스하키게임에 캐나다국기를 흔드는 일정도이다.
미국의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뜬금없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State 즉 주로 편입하겠다는 얘기를 한다. 처음엔 농담인줄 알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쟤가 진짜로 진지하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받아들인다. 물론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오랜 음모론이 있긴 하다. 미국독립전쟁당시에 영국군을 다 밀어내지 못하고 현재의 국경선에 멈춘것에 대한 아쉬움에 기반한 음모론이고 미국입장에서는 캐나다까지 가졌다면 영원한 / 지지 않는 제국으로 남아 있을것이다. 미국에겐 캐나다가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지리적으로 가진다. 지도를 보라. 캐나다까지 먹었으면 그리고 그린랜드까지 장악하면 아마도 해가 지지 않는 거대한 제국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듯하다. 그래서 트럼프는 역사에 남을지도 모르는 업적을 요즘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게다가 미국사람들의 착각중의 하나는 아니 음모론에 빠져있는 MAGA 주의자들은 캐나다를 위대한 미국의 주로 편입해준다고 하면 캐나다사람들이 감사하며 Welcome 한다고 환상에 빠져 있기도 하다. 착각은 자유니까 !!!
덕분에 캐나다는 갑자기 애국심이 넘쳐 흐른다. 최근 현대사만 보아도 미국을 위해 아프카니스탄에 가서 수많은 피를 흘리고, 중국을 봉쇄하는 일에 협조했다가 중국으로보터 무지비한 보복을 당하고 온갖 일을 미국과 함께 하면서 겪었는데 이제 와서 칼로 등을 찍은 분위기를 캐나다인들은 느낀다. 그래서 캐나다국기가 갑자기 넘쳐난다. 우리집에도 캐나다국기를 건다. 트럼프덕에 참 캐나다국기를 거는 날이 오다니 세상은 살아볼만한듯하다. 차에도 캐나다국기를 붙이고 다닌다. 슈퍼에 가면 Made in CADADA 표기를 하고 미국산을 거부하고 남미나 유럽산으로 사는 분위기도 강하다. 내가 아는 한분은 카톡글을 보내면서 개인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고 눈을 흘김당하는 일을 겪었다고 한다. Canadiano 라고 그 카페는 이름을 바꾸어서이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활약하는 테슬라를 세운 일론 머스크에 대한 저항운동도 거세다. 최근의 그의 나찌식 경례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서 만든 스레드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일론 머스크를 조롱하고 비판하고 캐나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글들이 모인다. 아마 구 트위터에는 반대세력이 모여 있을거다. 그게 요즘 SNS 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말이다. 그래서 나도 소심하게 스레드에 들어가 열심히 좋아요를 수십개를 누른다. 침략당한 우크라이나를 위해, 배신의 칼날에 고통스러워하는 캐나다를 위해,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자기가 원하는 식으로 개혁한다는 코메디를 조롱하기 위해 열심히 누른다. 트럼프시대 미국이 걸어온 의도치않은 전쟁으로 캐나다는 큰 댓가를 치룰것이다. 하지만 땅을 지키기위해 사람들은 목숨을 건다. 땅은 그만큼 소중하다. 그래서 다시 영웅들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 시대의 영웅들은 어떤 모습일까 ! 생각해본다.
일요일인 오늘 아침에 슈퍼에 가니 RedBull Canada 라는 회사는 작년 프랑스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중에 자신들이 후원한 선수들을 영웅으로 소개하면서 기념마케팅을 한다. 이 영웅들중에는 한국계선수도 끼어있어 기쁘다. 땅을 빛내고 땅을 지키는 영웅들이 다시 등장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는 그 영웅들을 빛나게 하고 존중하면서 땅을 지키는 시대를 이제 살아가게 된다.
세상은 정말 마법이 필요한 땅이 되고 있다. 강자가 약자를 존중하고 약자가 당당히 서서 살아가는 마법, 부자와 가난한자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법, 세대와 세대가 공존하는 마법, 차별당하는 자들이 어깨를 펴고 살아가는 마법, 얼마나 많은 마법이 필요한가 ! 이 마법이 필요한 시대에 좋은 마법을 휘두르는 지팡이를 가진 마법사가 되고 싶은 꿈을 꾸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참 좋은 아침이다. 마법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