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수놓는 수 많은 세계들에 대한 이야기들
세상에는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세계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세계들은 베틀의 명주실처럼 얽히고 섥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촘촘히 짠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세계는 어떤 분야, 혹은 취미, 학문, 이야기, 역사들이 구축하는 각각의 세계들이다. 예를 들자면, 통기타의 세계, 칵테일의 세계, 요리의 세계, 달리기의 세계, SF소설의 세계들 등이 있다.
그런 '세계' 들은 어느 곳에나 있다. 말 그대로 어느 곳에나 있다. 아무도 신경쓸 것 같지 않은 것들에 인생을 거는 사람들도 있고, 이미 다 안다고 생각했던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면 더 많은 세계와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용어를 빌려 쓰다면 '덕질' 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세계를 몇 가지는 가지고 있다. 자신의 세계에 관심을 가진 누군가가 노크하면 눈을 반짝이며 환영 인사를 하고 소개해주고 싶어하는 자신만의 세계들. 혹은 남에게 알려주기 싫어서 자기만 간직하고 싶어하는 세계들.
나는 내가 모르던 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 세계에서는 어떤 것이 당연한 것이고, 당연하지 않은 것이고, 무엇이 사소한 것이고, 의미있는 것이고, 비싼 것이고, 싼 것이고,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이고, 어떻게 유래된 것이고,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위해 뭘 하는지에 대해 듣는다. 재미있는, 혹은 어쩌면 당연하기도 한 질문들을 던지고 대답을 듣다 보면 어느덧 내 삶에 한 페이지가 더 추가되는 기분이 든다.
세상을 짜고 있는 세계들은 비단 분야, 혹은 학문, 취미 등의 물질적인 것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의 생각, 기분, 신념, 가치관들도 오롯이 하나의 세계들이다.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어떤 것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가치 없다고 생각하고, 좋아하고, 싫어하고, 추구하는지. 이런 세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 삶에 한 페이지가 더 추가되는 기분은 물론, 내용까지 더 깊어지고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자신의 세계에 대해 눈을 반짝이며 설명해주는 사람은 언제나 좋다. 어떻게 하면 나에게 더 쉽게 와닿을 수 있도록 설명해줄 수 있을 지 생각하는 것이 보일 때, 어떻게 하면 나에게 그 세계가 정말 흥미로운 세계라는 것을 잘 설명할지 고민하는 것이 느껴질 때. 나는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새로운 세계들을 알고 나면, 나는 당신의 우주를 구축하는 세계들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 지 궁금해진다. 내가 모르는 당신의 우주는 얼마나 넓고 깊을까. 멀리 가지 않아도 한 사람 안에도 세상의 모래알 수 만큼 많은 세계들이 있을 텐데. 그래서 나는 또 질문하고, 미소를 머금고 이야기를 기다린다.
그러니까, 저는 당신의 우주에 대해 더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