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및 계획
9월, ''거의' 일간 정윤희 프로젝트?'를 하겠다는 선언!
시험기간에는 가만히 벽만 바라보아도 재밌다고 했던가요?
6월이 시작되자마자 이탈리아로 돌아와서 여름 내내 시험 아니, 할 일 늪에 빠졌습니다. 이곳으로 돌아오기 전 5월, 그리웠던 이곳 여름을 접어두고 다시 한국행 휴가를 계획했던 장대한 꿈이 무색하게도요. 여름이면 학교를 비롯해 이탈리아 전체가 긴 휴가에 들어가기에, 계절은 뜨겁게 화려하지만 아무도 일을 안 해서 덩달아 할 일이 없어지는 이곳이, 코로나로 인해 더더욱 할 일이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에 차라리 능률 높이러 한국을 택하는 게 낫겠다는 좋은 핑계가 있었죠. 아마 미련을 많이 두고 온 한국이어서 그랬나 봐요. 어쨌든 저는 시험을 비롯해 시험 같이 해내야 할 일 늪에서 숨찬 시간을 보냈어요. '내가 이곳에서 할 일이, 여기에 있어야 할 이유가 계속 존재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달고 살면서요. 뭐든 눈앞에서 확실시되기 전까지 판타지 마냥 희망을 놓지 않고 사는 저이기에 호시탐탐 '혹시?', '이때쯤 잠시?'하고 기회를 엿봤지만, 기필코 이곳에 머물러야 할 이유들이 저의 희망을 꺾어냈죠. 사실 할 일들이 줄을 서 있는 와중에도 중간중간 틈틈이 여행을 하기도 했지만요. 어찌 되었든 굵직한 일들이 저를 긴장시켜내서 숨찬 시간들이었어요.
다시 돌아가 시험기간에는 가만히 벽만 바라보고 있어도 재밌다고 했던가요? 마치 시험기간에 공부하면서 시험 끝나고 나면 하고 싶은 일들을 계획하 듯, 미션의 끝이 보이던 8월의 끝무렵, 저는 6,7,8월의 미션들을 꽤나 잘 해냈으니 타의적으로 받는 압박감이 '사라지는 줄 알았던, ' 9월에는 어떤 자발적인 미션을 해 볼까 하고 고민했어요. 그러다 9월 동안 '일간 정윤희'를 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짧은 몇 문장이어도 좋으니 매일 공개되는 글을 써 볼까 하고요. 그런데 또 뱉고 나면 지켜야 해서, 지레 해 낼 수 있을지 걱정하고 고민하는 스스로가 있었어요 (마음먹은 일을 해내지 못할 때 혀를 끌끌 차며 스스로를 갉아먹는 면이 있기에). 그래서 어떤 날 찾아올 글 누락 사태에 대한 당당함을 위해 '거의'라는 말을 붙여서 미션을 계획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브런치에 공개 예고를 해야겠다 마음먹었어요. 뱉은 말은 지켜야 하는, 그래서 뭐든 분명한 대답 혹은 확실하지 않은 건 말로 잘하지 않는 (늘 그럴 것 같아, 그럴 수도 있어, 그런 듯 해. 와 같은 말로 문장 마무리.) 그런 성격의 스스로를 스스로가 이용하는 거죠. 미션을 긴장감 가지고 해내게 끔 말이에요.
그런데 말이죠. 저기 위에 '사라지는 줄 알았던 9월'이라는 문장에 따옴표를 걸어둔 게 보이나요? 부담스러운 계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으며 변태같이 신나 있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결코 9월도 여유 있는 달이 아니더라고요. 첫째 주에도 부담스럽고 중요한 미션이 있고, 둘째 주에도 아직 준비 하나도 못한 시험이 있어요. 그리고 10월에는 가장 잘해보고 싶은 시험이 떡하니 기다리고 있으니, 9월 마지막 2주도 절대 마음 편히 쉴 수 없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또 포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융통성 없고 답답한 성격이 지금 이 글을 쓰게 하고 있네요.
저는 이 ‘거의 일간 정윤희’로 인해 본업, 현 생활 속 미션들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여유롭지 않은 9월 속에 자발적 미션까지 욱여넣은 지금 대실패에 대한 걱정이 앞서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꽤 바빴던 6,7,8월의 매일매일을 한순간도 나태하지 않게 미션을 위해서만 살았느냐고 한다면, 그렇다고 또 그렇지도 않았다는 결론이 나요. 그러니 똑똑하게 힘 조절을 잘해서 어떠한 미션에도 너무 많은 무게 중심이 쏠려버리지 않게, 어떠한 미션도 흔들리지 않게, 균형이 잘 맞춰진 9월이 되길 저 스스로에게 바라요.
9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요. 그러니까 저는 일간 정윤희를 지향하는 '거의 일간 정윤희'를 9월 동안 도전해 보겠다는 사실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그럼, 파이팅.
*단 몇 줄이 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잊히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