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의 하늘이 보고 싶다면
근처에 문구점을 찾아주세요
작은 곳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들어가
반질거리고 쨍한 것보단
탁한 채도의 색종이를
골라주세요
중간 중간 흰 실들을
잘 엮을 수 있게요
밝은 파아란 색 색종이
해가 지고 있는 하늘이라면
붉은빛 은은한 것도 좋네요
한 장 골라
흙이나 시멘트 바닥 위에도
하늘이 덮고 있는 곳
어디든
놓아주세요
그 위에 구름 몇 조각 얹어보세요
흰색과 잿빛의 종이 몇 장 골라
너르게도 자르고 잘게도 잘라요
기분에 따라 간격은 달라져도
당신이 그리는 것이 구름이라는 것만
오롯이 생각해 주세요
혹시나 하늘을 그리기 쉽지 않다면
검푸른 색종이에 노란 얼굴 하나 붙여보세요
웃는 표정까지 새기어 넣으면
밤하늘을 금방 그릴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그래도
쉽지 않다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눈을 감아 나를 떠올려 주세요
서로 같은 것을 보고 있다고
나를
떠올리면
절로
그려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