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잠 Jul 30. 2021

하늘

삼척의 하늘이 보고 싶다면

근처에 문구점을 찾아주세요

작은 곳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들어가

반질거리고 쨍한 것보단

탁한 채도의 색종이를

골라주세요

중간 중간 흰 실들을

잘 엮을 수 있게요


밝은 파아란 색 색종이

해가 지고 있는 하늘이라면

붉은빛 은은한 것도 좋네요

한 장 골라

흙이나 시멘트 바닥 위에도

하늘이 덮고 있는 곳

어디든

놓아주세요


그 위에 구름 몇 조각 얹어보세요

흰색과 잿빛의 종이 몇 장 골라

너르게도 자르고 잘게도 잘라요

기분에 따라 간격은 달라져도

당신이 그리는 것이 구름이라는 것만

오롯이 생각해 주세요


혹시나 하늘을 그리기 쉽지 않다면

검푸른 색종이에 노란 얼굴 하나 붙여보세요

웃는 표정까지 새기어 넣으면

밤하늘을 금방 그릴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그래도

쉽지 않다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눈을 감아 나를 떠올려 주세요

서로 같은 것을 보고 있다고

나를

떠올리면

절로

그려질,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거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