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4 매우 짧은 단상

by 선잠

그토록 오래 지속되었던 탄핵 정국이 끝났지만, 나를 가장 슬프게 했던 것은 그 사람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한 줌도 남지 않고 거리에서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이었다. 폭력을 동반한 싸움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일부 경찰차의 유리창이 깨지긴 했지만), 다행이지만. 그들은 왜 거리로 나왔고 무엇을 지지했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무엇을 그토록 처절하게 때로는 강력하게 붙들고 살아야 했을까. 그리고 그렇게 사라지게 했을까. 성조기를 흔들며 침울해하는 사람들을 보며 터덜터덜 돌아가는 저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감각이 너무나 또렷해졌다. 이제는 보수화된 또는 극우화된 존재들을 그만 이야기해야 하지 않은가. 또는 그만 해명해 주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막상 오늘을 지켜보니,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텅 빈 한남동 관저 앞이었다.


부디 살아야겠다.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워야겠다. 차가운 응시도 따듯한 애정도 모두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혁명 같은 거창한 단어 말고도. 나부터 무언가 제대로 된 것을 붙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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