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남에게 보이는 모습과 진짜 내 모습
요즘의 우리들은 남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먼저 남에게 보일 나의 외모를 신경 쓰고 그 이후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보일 나의 모습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다 신경 써야 한다. 어디를 가는지에 따라 복장, 머리 스타일, 뿌리는 향수까지 미리 신경을 써야 하며 가서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투를 써서 말을 이어가야 할지도 정해야 한다. 회사 내에서의 내 모습도 중요하다. 일을 받아들였을 때 표정이며 말투 적극성, 다른 사람과 친화력 및 협조성 등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정해져 버린다.
한때는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매우 신경 쓰였었다. 남이 봤을 때 '소심해 보일까? 입은 옷이 이상해 보일까? 내가 말하는 것이 재수없게 보이지는 않을까? 내가 쌀쌀맞게 보이지는 않을까? 내가 멍청해 보이지 않을까?' 등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 자신보다는 남을 의식하여 행동하게 됬었다. 하지만 남을 의식하며 행동할수록 내가 아닌 듯한 기분이었고 실수도 잦았으며 생활하는 것이 너무나도 피곤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남에게 예의 없고 민폐를 끼치는 사람만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그러다 보니 친한 지인들을 제외한 사람들이 나를 보는 모습은 '똑 부러지고 단정하고 예의 바르며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 되어있었다.
유난히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 써야 하는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마음껏 입지 못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 밖에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제약이 걸린다. 남이 보는 내 모습과 나의 진짜 모습. 가끔은 어떤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남이 보는 내 모습이 이상하거나 싫은 모습이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모습에 신경을 쓰다 보면 생활이 피곤해지고 언젠가는 다른 곳으로 폭발할지도 모를 일이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과 실제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 깨닫고 조율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