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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May 13. 2016

감사합니다. 선생님.

#24. 감사합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매년 스승의 날마다 불렀던 노래. 항상 부르다 보면 어버이 은혜로 흘러가던 노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불러 본 적 없는 노래가 되었다. 

나는 희한하게 선생님들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고 주변의 지인들도 선생님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선생님을 꿈꿨었고 여자에게 안정적인 직업이며 선호하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은 직업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 교육의 특성. 치맛바람이 너무 심하게 되었고 체벌의 제재가 너무 심해져 선생님들이 교단에 서는 것이 두려워졌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선생님 찾기 서비스를 이용해 제자들이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는 것도 순수하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함이 아닌 영업을 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 버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제자들이 찾는 것을 원하지 않게 되었다는 기사들이 몇 년 전부터 뜨기 시작했다. 심지어 현역에 있는 학생들은 선생님이 체벌하려 하면 핸드폰부터 꺼내고 주의를 주면 욕설을 뱉어내거나 심하면 폭력을 휘두른다. 예전엔 그러지 않았는데.. 왠지 선생님들이 안타깝다.



나는 부모님 말에는 청개구리 본능이 강하게 작용했지만 선생님들 말에는 고지식할 정도로 순종 적이었다. 왠지 선생님들이 하는 말은 거부하거나 청개구리처럼 굴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국민학교로 입학해서 중간에 초등학교로 바뀌었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선생님의 사랑의 매는 강해졌었다. 장애가 있는 친구와 함께 서로 배려하면서 무리 없이 지내는 것도 배웠고, 담임선생님이 체육을 좋아하시는 바람에 체육의 온갖 종목에 익숙해지고 좋아하게 되기도 했으며, 또 어떤 해에는 담임선생님의 사정으로 임시 담임선생님이 오셨을 때 사랑의 매가 아닌 어이없는 뺨따귀 세례를 보고 친구들과 더 돈독해졌었다. 

중학교부터는 과목마다 선생님이 바뀌어 들어오시는 것에 신기했었지만 점차 좋아하는 과목, 싫어하는 과목이 늘어났고 체벌 방식이 발바닥을 맞거나 책상 위로 올라가 의자 들고 서있거나 허벅지를 맞거나 시간 내내 벽보고 앉아 있기, 엎드려뻗치기 등이 있었지만 체벌에 대해 불만은 없었다. 그러고 있다 보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으니까. 처음 만난 물리 선생님 덕분에 과학이 좋아졌고, 수학선생님의 강한 사투리와 재미있는 수업 방식에 의해 수학에 재미를 붙이고, 영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팝송에 싫어하던 영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학생부 선생님이셨던 선생님들의 강렬한 인상 덕에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심지어 한 동네에 10년 이상 살다 보니 학원 선생님에게는 악기를 배우고 그 선생님의 동생은 학교에서 국어 담당 선생님이 되어 만나는 인연이 생기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에는 중학교 때 좋아하던 과목은 쭉 좋아했지만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과목은 점차 포기하게 되었으며 문/이과를 정하는 시기에는 중학교 때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3 때는 담임 선생님에게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뭐 여러 분류의 성격을 가진 선생님을 만난 나로서는 크게 문제 될 일이 없었다. 



졸업 후에도 나는 간간히 선생님들께 안부를 전했고 간혹 찾아뵙기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락만 드리는 시간들이 늘어갔다. 중학교 때 선생님들 중에는 우리들을 한번 더 가르쳐 보고 싶으시다고 고등학교로 발령받길 원하셨지만 결국은 우리가 졸업한 후에 고등학교로 발령을 받으셨고 가끔 연락드리면 우리가 그립다며 투정 아닌 투정을 하시는 귀여우신(?) 선생님들이시다. 안타깝게 중간에 연락이 끊겨 찾고 싶은 선생님도 있지만 남편분을 따라 해외로 나가시기 전 연락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예전의 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기도 했지만 역시나 그 계정은 없는 계정이 되어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다. 하지만 반대로 얼마 전 선생님이 먼저 나를 찾아 연락이 오는 경우가 생겼다. 꾸준히 연락을 드리다 선생님의 연락처가 바뀐 경우였는데 SNS 메시지를 통해 연락이 닿은 것이다. 선생님은 예전 말투 그대로였으며 굉장히 반가웠고 감사했다. 



이처럼 나에게 선생님들은 존경의 대상이었고 어쩌면 부모님보다 더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언니/오빠가 없는 나로서는 선생님들이 언니/오빠 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적어도 부모님 말씀보다는 언니/오빠 말을 잘 듣는 것은 분명한 일인 것 같으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번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들께 감사 인사 또는 연락드려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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