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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Aug 25. 2016

우리들을 슬프게 하는 세 가지

#39. 술 푸게 하는 것들

요즘 우리들을 슬프게 하는 세 가지가 있다. 소위 말하는 흙수저와 금수저, 헬조선, 이화여대 사건. 이 세 가지가 의미하는 것이 요즘 청년들의 머릿속의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들이다. 이런 단어가 나온 다는 것,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이런 것들로 인하여 N포세대가 된다고 생각하니 슬프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런 단어와 사건은 결국 최종적으로는 한 가지 결론으로 모인다. 청춘들이 힘들어지고 꿈 자체를 못 꾸게 된다는 것.



part 1. 흙수저와 금수저. 어느 날 갑자기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단어들이 나돌며 청년들이 자신들의 계급을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부모님을 골라서 태어 날 수는 없다.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님을 고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런데 흙수저/금수저라니. 부모님이 가진 재산을 가지고 자신의 계급을 나누는 처지라니. 이런 말이 나오게 된 이유를 모르지는 않다. 누구에게나 출발 점은 같다고 얘기하지만 막상 출발해보면 차이가 나게 마련이니까. 오죽하면 우리나라의 최고의 대학이라고 말하는 S대학의 대부분은 그래도 좀 산다고 할 수 있는 은수저 이상의 학생들이 다닌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자수성가하여 은수저 급까지는 들어가도 금수저부터는 거의 접근 불가하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태어나고 현재까지 오는데 배경이 뭐 중요한가 내가 열심히 살아서 후회 없이 사는 게 중요하지'라는 생각이었으나 요즘은 이 말도 통하지 않는 듯하다. 아무리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면 그때부터는 금수저들을 부러워하거나 부모님을 원망하는 지경까지 가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얼마 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인생게임-상속자>라는 예능이 방송된 적이 있다. 참가자들을 계급별로 나누어 주어진 코인들로 생활하는 것으로 최종 적으로 게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승리하는 방송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PD는 금수저들이 흙수저를 도와 좋은 결말을 맺을 것을 예상하고 제작하였다고 하지만 촬영이 완료되고 방송이 나갈 때 즈음에는 PD도 이런 결말이 나올 것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금수저들은 금수저들끼리 연합을 맺어 흙수저들은 끝까지 흙수저로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상황은 현실과 다르지 않았다. 물론 2회 분량의 파일럿 프로그램이었기에 내용이 이상한 것도 있었고 상황이 이해가지 않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예능 보다도 어느 드라마 보다도 더 잔인하다. 



part2. 헬조선. 이 단어 또한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신조어이다. Hell과 조선의 합성어로 '한국이 지옥에 가까우며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의 단어. 그래도 내가 태어난 나라이고 내가 살아가야 하는 나라이기에 애정이 있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들다는 것을 느끼면서부터는 '이 나라에서는 돈을 벌어서 살기 정말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학생 때도 힘들었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더욱더 공부만 해야 하는 상황이 와버렸고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대학을 가도 즐길 틈도 없이 바로 취업하기 위한 스펙을 쌓기 시작한다. 스펙만을 쌓는 다면 문제 될 것이 없으나 대학을 다니며 내야 하는 등록금으로 인해 학자금 대출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났으며 대출금을 갚느라 아르바이트도 끊이지 않는다. 그렇게 힘들게 생활하며 겨우 취업을 해도 바로 전쟁터로 뛰어든다. 각자 살아 남기 위해 전쟁을 하다 보면 결국 서로 상처 투성이가 되어 승자 없는 전쟁이 끝나기도 한다. 열심히 벌어도 결국 월급 통장은 채워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정류장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연애, 결혼, 출산, 주택 등 말 그대로 N포세대가 생겨버렸다. 오죽하면 국제적으로 악명 높은 IS가 우리나라에 외국인 근로자로 취업했지만 일이 너무 힘들어 불법체류자로 자진 신고해서 추방당했다는 소리까지 있을 정도이니 우리나라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게 하는 농담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취업이 안된 사람들은 전쟁터가 아닌 지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정부에선 이런 현상을 완화하겠다고 여러 가지 방책을 내놓지만 '이게 정말 방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방책을 내놓는다. 앞으로도 헬조선화는 더욱 심화될 것 같다. 헬조선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part3. 이화여대 사건. 이 사건은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고 나름 민감한 사항이다. 이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SNS에 농성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게 되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확인해보니 이화여자대학교 미래 라이프대학 신설에 대한 반대 운동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하여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결정을 낸 학교 측에 비폭력 평화 운동을 한 것이었다. 학생들은 그저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그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총장이나 결정권자들을 만나고자 했을 뿐이지만 어느 누구도 만나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학생들을 몰아내기 위해 경찰을 불러 끌어내게 하였다. 대화가 아닌 무력을 행사한 이화여대 측의 결정은 안타깝다. 대학 측에서는 다른 대학교에서도 신설하여 운영 중인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고 학생 측에서는 '학위 장사', '학습권 침해', '독단적인 결정' 등의 이유로 농성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이래저래 확인 해 본 바로는 양쪽의 입장에 대해 안타까운 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먼저 학생 측에서 얘기했던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다.'라는 것은 살짝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학교에 애정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좋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유지시키고 있는 재단이 주인이다. 재단이 학교를 없애버린다면 갈 곳을 잃는 것은 학생들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교수들을 감금한 사안. 교수들 본인이 대화를 피하기 위해 안에 틀어 박혀있었다면 감금이란 단어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대화를 하기 위해 계속 시도하였지만 상대방이 대화할 의지가 없었다면 보내 주는 것이 맞다. 대화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여 계속 잡고 있는 것은 떼쟁이 아이와 다를 바가 없다.  

반대로 학교 측에서의 대응도 안타깝다. 첫 번째로 중요한 단과대 신설이란 결정을 왜 독단적으로 결정하여 학생들에게 통보하였는지. 아무리 학교의 주인이 재단이고 결정권도 학교 측이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학교 안에서 생활하고 배우며, 배움의 대가로 등록금을 지불하는 학생의 의견은 왜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이것은 학생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학위 장사'를 위한 신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분명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생활해 달라'라는 얘기를 했을 것이다. 독단적인 결정이 정말 학생들에게 주인 의식을 가지고 생활해 달라고 한 최선의 결정인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두 번째로 감금 사안. 학생들이 감금한 것인지 아니면 본인들이 대화를 거부하며 틀어박힌 것인지 확실히 밝혀야 하며 대화를 원하지 않았다면 학생들에게 얘기하여 '아직은 우리도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혹은 '나중에 자리를 마련하겠다' 등 원만히 풀어 갈 수 있도록 행동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은 학생들 에 괜히 겁을 먹어 경찰을 불러 사건을 키운 교수들도 잘못이다. 

이 사건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학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준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힘들게 공부하여 들어간 대학교인데 단과대 개설로 인하여 쉽게 학위를 취득한다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것이고 반대로 단과대라도 들어가 더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서로 다른 입장이기에 좁혀지지 않는 거리는 어쩔 수 없지만 단과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장도 조금은 헤아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비록 세 가지만 적어 보았지만 이 이외에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모두 한 가지 결론이 내려진다. 청춘들이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하며 꿈을 꿀 수 없게 만들며 끊임없이 술을 푸며 한탄을 하게 만든다. 

이런 것들로 점점 더 꿈을 꾸지 못하게 되는 청춘들 모두가 힘내길 바라며...







ps. 이 글은 저의 정말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읽는 분들이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겠네요. 다른 생각이나 의견 있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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