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Try To Remember
기억
사람이나 동물 등의 생활체가 경험한 것이 어떤 형태로 간직되었다가 나중에 재생 또는 재구성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며 신체적 습관·컴퓨터 등 기계적 기억도 넓은 의미에서의 기억에 포함된다.
사람의 기억이란 참으로 간사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간사한 기억조차도 좋은 추억들이 되고 나중에는 그 추억을 즐겁게 얘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희한하게 나는 가을과 겨울 유난히 추억을 많이 떠올린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 기억력에 놀랄 때가 있다. 기억들을 되짚어 얘기를 해줘도 증거가 없으니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고 내가 얘기한 것을 토대로 깊은 추억을 더듬고 더듬어 기억해 내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놀랍긴 마찬가지다. 내가 기억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기억을 못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기억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저 잊어버리기를 싫어하는 것일 뿐이라고 얘기하지만 결국 결론은 내 기억 용량이 어마 무시한 것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된 데에는 '기억=추억'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추억은 버리기엔 아쉬운 기억이 많으니까 말이다.
사람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해마라는 부분은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하다. 이 부분을 다치게 되면 기억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기억은 오래된 사진처럼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다. 빛바랜 사진을 보면 뭔가 아련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듯 내 머리 속의 기억을 꺼내 더듬는 것도 같은 기분이다. 영원히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어 인화해 두어도 그 사진은 빛이 바래듯 기억도 역시 사진처럼 찍어 저장공간에 넣어두면 역시 조금은 변하기 마련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좋은 기억은 변질되기 더욱 쉽고 안 좋은 기억은 더 또렷해지고 선명해진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어중간한 기억은 그마저도 증발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기억이 아니기에 그 기억에 함께한 사람들이 나와 같은 기억이 있기에 나의 기억이 조금 변질되더라도 문제가 없다. 그 기억이 나쁜 것이던, 좋은 것이던 상관없이 누군가와 함께하는 또는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런 기억이 없고 기억을 쌓아갈 사람들이 없는 사람이야 말로 불행한 사람 일 것이다.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삶이 느긋하면서도 속편 했던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그 9월 같은 때를 기억해봐요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들이 푸르고 곡식들이 여물던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was yellow 그 9월 같은 때를 기억해봐요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당신이 좀 더 부드럽고 순진한 사람이었던
When you were a tender and callow fellow 그 9월 같은 때를 기억해봐요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기억해봐요 그리고 기억이 난다면
Then follow, follow 기억을 더듬어봐요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느티나무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흐느끼지 않던
That no one wept except the willow 삶이 너무나 부드러웠던 그때를 기억해봐요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당신의 베개 옆에서 꿈들이 머물던
That dreams were kept beside your pillow 삶이 너무나 부드러웠던 그때를 기억해봐요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사랑이 막 부풀어 오르려는 여운이었던
That love was an ember About to billow 삶이 너무나 부드러웠던 그때를 기억해봐요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기억해봐요 그리고 기억이 난다면 기억을 더듬어봐요
Then follow, follow, follow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곧 눈이 올 거라는 걸 당신이 알지라도
Although you know The snow will follow 12월이 깊어가면 기억하기 좋은 때가 되지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마음이 공허한 상처 없이
Without the hurt the heart is hollow 12월이 깊어가면 기억하기 좋은 때가 되지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우리를 편하게 만들던 9월의 그 불을
The fire September That made us mellow 12월이 깊어가면 기억하기 좋은 때가 되지
Deep in December Our hearts 12월이 깊어가면 우리 마음은
should rememeber then follow 기억해야 하고 그 기억을 더듬어야만 해요
이 맘 때면 항상 생각 나는 노래 try to remember. 가사와 같이 연말이면 항상 1년을 돌이켜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1년뿐만 아니라 더 전의 기억이라도 더듬어 볼 수 있는 기억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연말 모임은 그런 기억을 더듬기 좋은 자리 일 것이다.
연말 모임을 피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그 모임에 참석해 옛 기억을 더듬어 꺼내 보길 조심스레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