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기회,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

by 연정민

나는 군대를 제대한 후에 복학을 결심하기보다는 편입이라는 길을 택했다. 처음에 편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분명 어딘가로 들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문자 그대로 대학교에 3학년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 대학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지방에 있었고 아마 이름을 대면 대학교 이름을 꽤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아마 잘 모를 것이다. 누군가는 대학간판이라는 알량한 어투로 나의 자격지심을 자극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낀 나머지 자신의 간판을 미천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청정수에도 미꾸라지가 있을 수 있고 흙탕물에도 산천어가 살 수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적어도 그 비율만큼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아무리 모범생이어도 주변의 사람에 의해 쉽게 물들어 삶이 닮아가고 양아치여도 개과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주변사람을 결정하고 내가 있을 곳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나의 행동 생각 정신을 더 높은 곳으로 올려두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철옹성이 쌓이고 사회의 온갖 더럽고 부도덕한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어느 대학교 소속이든 분명 스스로를 포텐셜을 끌어올리고 스펙을 쌓고 성실히 학업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는 건 맞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목표를 온건히 쫓고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한다면 남부럽지 않은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주변환경이 따라주지 않으면 고독하고 긴 외로움 싸움이 될 수 있다. 주변이 나와 비슷한 가치관과 건전하고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쉽게 뜻이 맞는 동료를 얻을 수 있고 난관을 같이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편입이라는 길을 택했다. 분명 길고 외로운 싸움인 것은 맞다. 부모님의 기대와 염려 스스로에 대한 자문, 가능성에 대한 불안, 안 보이는 결과와 막연한 두려움은 모든 행동에 걸림돌이 되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편입을 하는 동안 매일매일 똑같은 일을 일정시간만큼 해야 하는 책임감과 학습에 대한 명확한 플랜을 세우면서 시간을 아껴 쓰는 법을 깨닫게 되었고 시간의 중요성, 의무에 대한 책임을 지는 법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운이 좋았던 건지 끝끝내 소위 인서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주변의 시선도 달라진 것 같고 부모님의 격려도 받게 되었다. 사랑니를 발치한 날에도 밤 10시까지 솜을 물면서 약 먹으고 버텨냈고 무더운 여름에도 지금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라는 생각으로 후덥지근한 지하철을 매일같이 탔다. 정말 지칠 때도 있었고 나오지 않는 성적에 실망을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희생과 고통을 기억하고 또 새기면서 끝까지 밀어붙이려고 노력했다. 나의 고통과 희생과 인내는 나만이 안다. 스스로에 대한 아집이 세질 수도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지지는 온전히 스스로가 가장 잘 부여할 수 있다. 삶은 고통이며 나는 끝없이 성장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는 니체의 명언이 있다. 일개 대학편입이지만 앞으로 있을 더 큰 고난의 촛불임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잘 이겨내고 잘 웃자. 어차피 지나간다. 초연한 자세로 묵묵히 버텨내자 시련들을…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라, 달콤한 죽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