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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Mar 30. 2017

아내에게 쓰는 편지 # 9

잠자는 당신의 모습


나와 다투고는 일찍 잔다며 먼저 잠든 당신.

당신에게 화를 내고 어쩌면 내 고집을 부리며

아옹다옹하다 기운 없고 조금은 슬픈 모습으로

침대 위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자는 당신을 보며

난... 화가 났어요.

미안해서...

내 마음과 다르게... 말이... 표현이... 나와버린 것이

미안해서 나에게 화가 나고

또 그런 것을 몰라주는 것만 같은

당신에게 화가 났어요.

당연히 당신에게 난 화는 나의 잘못된 생각 때문이란 걸

난 알고 있어요.

내가 먼저 포근히 감싸주고 이해해 주면 되는 것을

당신이 먼저 이해해 주길 바라는

나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 순간은 알면서도 말과 표현은

심술궂은 또 다른 내가

나를 조정하는 것처럼 다르게 나오네요.

미안해요. 내가 사과할게요.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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