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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Mar 30. 2017

아내에게 쓰는 편지 # 25

장모님의 백숙


당신 오늘 어깨가 으쓱해서는

장모님이 백숙해줬다며

냄비 들고 들어오는데

어찌나 걸음걸이가 당차고 기백이 풍기는지^^

그 환해진 웃음 가득한 얼굴로

가스레인지에 다시 펄펄 끓여서는

닭은 큰 접시에 담고,

닭죽은 큰 그릇에 담아서는

장모님이 해주신 김치와 함께

한 상 푸짐하게 차려 주네요.

당신은 백숙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먹지도 않으면서...

나 먹을 거 들고 와서는 그렇게도 즐거운지...

나는 당신 거 뭘 들고 오면서

그렇게 당당하고 기백 있는 모습으로 올까요?

당신... 뭐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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