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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Mar 30. 2017

아내에게 쓰는 편지 # 32

아프지 말아요


목이 부은 것 같다고 하기에 병원에 다녀오랬는데.

저녁에 어두운 표정으로

'림프종이래. 큰 병원에 가서 조직검사 받으라네.'

라고 당신 말했을 때 그저 어리둥절했어요.

얘기 듣고 사실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조직검사'라는 말이 머리에 맴돌기만 했을 뿐...

잠시 뒤부터 밀려오는 미안함과 시린 마음에

갑자기 가슴이 짠해지며 눈물이 도는데...

당신에게 들키면 당신이 오히려 더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할 것 같아서 태연한 척했어요.

병원에 전화해서 예약은 했는데

2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나 사실 초조해요.

당신은 나보다 더 초조할 텐데...

그런데도 나와 아이들 걱정할까 봐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마.' 했던 당신.

'그래 괜찮을 거야. 당신도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근데... 나... 눈물이 나요. 미안해서...

당신 아프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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