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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Sep 13. 2016

소통을 꽃피우다 #7

명절...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설과 추석. 흩어져 있던 형제들과 친척들이 모여 함께 차례를 모시고 조상의 얼을 기리며 풍작의 기쁨을 다 같이 누린다. 이렇게 좋은 의미를 가진 명절에 여러분은 시댁이나 처가, 또는 형제나 친척, 또는 아내나 남편과 어떻게 소통하는가?


 명절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결혼 적령기이거나 적령기를 지난 미혼 남성과 여성분들이나 취업을 하지 않은 취준생들, 그리고 명절이나 가족 행사가 있을 때면 가족이나 친척들이 모여 한 마디씩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는 것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있는 분들 등등...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명절을 준비하는 어머님들이나 며느리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다. 그래서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다. 이들뿐 아니라 각각의 가족 구성원들이 그 나름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명절 증후군을 겪으며 스트레스가 있는 듯하다. 물론 나날이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취학 전의 해맑은 어린아이들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 명절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대부분이 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과 배려만 있다면 훨씬 줄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명절 음식 준비부터... 명절의 마지막 날 정리를 하고 그날 밤 잠자리에 눕기 전까지 어머님들과 며느리들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바쁘고 힘든데 이때 작은 관심과 배려로 마트나 재래시장에 함께 장을 보러 다닌다던지, 음식 장만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도와주는 관심이나, 진심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고마워요.”, “감사해요.”, 어머님이나 아내의 호칭을 불러주며 “OO이 있어 명절을 가족들이 편안히 어울리며 맛있는 것들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네요.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등의 관심과 배려가 힘든 마음을 잊게 만든다. 그리고 남편들은 제발 소파와 일체라도 된 듯 떡하니 누워서는 음식하고 있는 아내에게 "리모컨 어딨냐?", "물 좀 줘!", "이거 해 줘. 저거 해 줘." 좀 하지 않는 배려가 꼭 필요하리라. 이런 것이 작은 관심과 배려 아닐까? 이렇게 힘듦을 알아주고, 그 마음을 공감해 주고, 배려하는 표현을 하는 것은 꼭 상대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이렇게 상대를 관심과 진심으로 공감하고, 표현하고 배려하여 준다고 생각해 보자. 피곤과 바쁨에 정신이 없어 나도 모르게 짜증 나고 지친 목소리와 표정으로 명절을 보내던 분위기가 우선은 부드러워지고, 웃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나도 행복해지고 웃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고생하는 것을 알아주면 일단 마음이 놓이고 기분이 좋기 마련이다. 그것에 더해져 행복감을 느낀다.


 미혼으로 오래 지내고 있는 분들이나 취준생으로 지내는 분들, 그 외 여러 이유로 명절에 형제나 친척들이 오는 것을 어려워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다면 명절만이라도 잠시 즐겁고 힘나는 이야기들만으로 그들에게 여유를 주자. 그들은 여러분의 염려나 걱정스러운 말과 표현들이 감사하지 않다. 오히려 부담스럽고, 짜증스러운 경우가 더 많다. 그들은 여러분보다 더 현실의 자기 모습과 상황을 잘 알고 있고, 평소에도 스스로가 그런 상황들로 인해 충분히 고민하고 있으며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런데 명절에 온 집안 식구들과 친척들이 모여서 또다시 그런 이야기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목하게 된다면 그들은 숨이 막힐 것이다. 그러니 명절만이라도 그런 이야기가 아닌 편안한 이야기, 좋은 이야기, 힘이 나는 이야기, 웃음 지어지는 이야기, 또 조금은 낮아져 있고, 작아져 있을지 모르는 자존감을 키워 줄 수 있는 이야기, 새로운 용기를 낼 수 있는 이야기들로 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하여 주자.


 그것이 바로 가족, 형제, 친척 등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 명절을 모두가 다 같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지친 일상에 더 지치고 스트레스받는 명절이 아닌 쉼 표 하나 찍을 수 있는 명절이 되길 소망해본다.

그것은 

작은 관심으로 상대를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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