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서범 May 08. 2017

아내에게 쓰는 편지 # 56

장모님의 전화


밤늦게 장모님께 걸려온 전화.

통화가 끝나고 당신 얼굴이 좋지 않았죠.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엄마 겨드랑이 부분에 딱딱한 힘줄 같은 것이

두 개 정도 만져진다는데 좀 이상하다네."

하고는 표정이 굳은 당신.

얼마 전 당신 림프종 때문에

마음에 안정 찾기도 전에

또다시 전해오는 걱정스러운 소식에

당신도 나도 잠시 말이 없었네요.

잠이 든 새벽 당신의 뒤척임에 잠을 깨서

"왜? 잠이 안 와?"했더니

말없이 내 손을 잡더니 가만히 있었죠.

잠시 후

"그냥 몸이 좀 편하질 않아. 어깨랑 머리가 좀 아파."

하던 당신.

아마도 몸이 편하지 않은 게 아니라

마음이 편하지 않은 거겠죠?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걱정되는데

당신은 더 할 거예요.

그 마음 이해해요.

그렇지만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는 해봐야 되니

그때까지 미리부터 우리 너무 걱정은 하지 말아요.

쉽지는 않다는 걸 알지만요.

괜찮을 거예요.

괜찮을 거예요.

그래요. 진짜 괜찮을 거예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내에게 쓰는 편지 # 5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