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화 오류

강남으로 중학교 전학은 어떨까?(2)

by 정돈서재

이렇게 한 학기만 지나도 우리는 그 친구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선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부모들은 간혹 내 아이가 어디서 이사 왔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란 오해를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 아이의 교우생활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있는지, 상대방을 도우려 하는지, 친구들이 배울만한 특기가 있는지와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이런 기본과 순수에 대한 집착에도 불구하고 ‘언제’ 강남에 와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냥 어차피 오고 싶다면 형편이 되는 때 오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과 아이의 역량이 아닌…‘과도한 최적화’의 오류로 인한 결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듣기로는 초등학교 진학도 중요하다고 들었다. 특정 중학교 진학을 위해 필요한 초등학교가 있다는 것이다. 나도 같은 곳에 산다면 자녀를 특정 초등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곳 강남 8 학군에선 내 눈에 나쁜 학교가 안 보인다. 그리고 위와 같은 필수적인 연결관계는 없을 것이다. 물론 일찍부터 이곳에 전학 오면 적응하기 쉽고, 입시 이외에도 다양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으니 좋을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시대에도 강남의 학급은 상대적으로 과밀 학급을 경험 할 테니 어려서부터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최적화 오류"


하지만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강남 진입에 수많은 계산이 따르기 때문이다. 때론 무리하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당부는… ‘최적화 오류‘에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학원에서 아이를 의사로 만들어 줄 것처럼 홍보한다든지, 강남에 와서 특정 학원에 가기만 하면 미래를 ‘보장’ 받는 것처럼 소개하지만 난 예외의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봤다. 다른 챕터에서 학원에 대해 따로 얘기하겠지만, 강남에도 공부 를 못하는 아이가 상당히 많다.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하지 못해서일 뿐이지... 그들도 동일하게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이곳에서 보낸다. 그것도 고통스럽게…


반대로 학원은 부모의 불안과 귀찮음을 ‘안정감’으로 바꿔버린다. ‘합격률’이라는 마법의 단어를 사용하면, 부모들은 그 뒤에 ‘보장’이라는 단어를 덧붙인 뒤 마음속에 ‘희망’을 품는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고, 학원은 그런 불안을 먹고산다.


특히나 한국사회는 ‘최적화’, ‘효율화’를 정말 잘하는 것 같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의 진로를 위한 ‘최적화‘ 맵을 펼쳐놓고, 그 맵에서 정한 시기와 방법에 따라 레시피를 맞추듯 아이를 키운다. 혹여 아이가 그 길에 속하지 못하면 부모는 대단한 소외감을 느낀다. 어느 학교, 어느 학원과 같은 길에 들어가면 ’ 성공의 길‘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적화라는 말을 새로운 일과 변화하는 상황에 적용할 수 있을까? 새롭고 변화하는 일에는 ‘시행착오’와 ‘불확실성’ 같은 말이 어울린다. 즉, 최적화는 오랜 기간 반복적인 것에 어울리고, 기존에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빠르게 따라갈 때 어울린다. 사실 입시, 고시와 같은 것에 적합한 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좌절감을 줬던 수능, 각종 고시는 이제 몇십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적인 시험이 돼버렸다.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은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했고, 떠먹기 좋은 음식처럼 입시와 고시를 바꿔버렸다.


하지만 아이들의 인생은 최적화를 적용하기엔 너무나 다채롭고 넓다. 심지어 우리 80년대 생들에게 ‘답’이라고 불리던 직업들 중(예시는 가슴 아파서 못 적겠다.)… 이젠 ‘의사’를 빼면 그 위상이 모두 낮아졌다. 아이의 적성을 무시하고 최적화만 따라가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인생이 될 확률이 높다. 최적화된 길에는 매뉴얼이 있지만, 그만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또한 먹을 것(영업, 성과, 일자리 등)이 줄어든다. 그래서 경쟁은 직살나게 했지만, 나중엔 이거 먹으려고 고생했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리고 손에 남은 건 내가 경쟁자 누구보다 성적이 좋았고, 남들이 알아주는 학교 졸업증과 자격증 등 자랑을 위한 도구들만 남는다.혹자는 그런건 모르겠고 ‘A라는 학원을 가면 그래도 보장받지 않느냐고?!’ A학원에서 몇 등을 하면 의대를 가고 서울대를 간다고 하는데, 그건 학원이 모든 면에서 잘했기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미 극도로 잘하는 아이들을 모은 것이 능력이라면, 결국 그 능력으로 좋은 대학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 잘하는 아이들을 경쟁시키고 더 쪼아가며 대한민국 최고의 성적을 낸 것이다. 주변에 경쟁상대가 없어서 더 잘하는 친구들에게 자극받기 위해서 그곳에 간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내 아이가 이런 경쟁이 필요한 상위권인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도 이런 ‘최적화’의 흐름 계속된다. ‘7세 고시’, ‘초등 의대반’과 같은 흐름은 이런 최적화 성향을 가장 잘 이용한 최근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도 부모가 정한 그 길을 따라 각 위해 대치동으로 자가용과 버스, 지하철을 이용해서 대치동으로 아이들은 몰려들고 있다.

작년 가을경 코엑스에서 영화를 보고 집에 오는 길이였다. 평소 일찍 자기에 … 평일 밤 10시 어간에 대치동을 통과할 일이 적었고, 덕분에 진풍경을 맞이 했다. 대치동에서 빠져나가는 수많은 차들. 도대체 어느 지역에서부터 이곳 학원으로 오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예전에 우연히 잠실에서 큰 가방을 멘 아이들 무리가 버스를 타는 것을 봤었다. 그런데 잠실에서만 온 것일까? 잠실보다 더 먼 곳에서 대치동으로 오는 것이 분명했다. 결국 차량의 행렬은 꼬리물기를 일삼았고 그로 인해 움직이지도 못하고 신호를 세 번이나 보내줘야 했다. 신호를 기다리며 느낀 짜증도 있지만, 부모와 아이들에 대한 경외와 위로의 마음도 함께 생겼다. 다음부턴 하원 시간을 신경 쓰는 것으로 생각은 정리했지만,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렇다 결국 대치동 학원가는 수도권까지 커버하는 거대한 사교육의 중심지가 돼버렸다. 하지만 교통의 발달(?)로 학원만을 위해서라면 굳이 대치동에 살지는 않아도 된다. 심지어 인터넷 강의도 얼마나 발달했는가?!(아니 지금은 심지어 AI 시대이다!) 실제로 강남의 학생 인구 변화는 숫자로도 보여진다. 나는 이 숫자들이 인구 감소로 인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 2023년도 자료를 보면 강남 8 학군 중학교로의 순 유입(유입-유출)2013~2017년 1,994명에서 2018~2022년 1,021명으로 줄었다. 4~5년 만에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수치만 보고, ‘강남으로 전학 가는 인기가 떨어졌구나?’ 하실 수 있다. 하지만 서울로의 전입을 따져보면 반전의 결과가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의 순 유출(유출-유입)2013~2017년 2,497명, 2018~2022년에는 2,845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경기는 2018~2022년만 잘라도 3,243명의 순 유입이 발생했다. 이로 인하여,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학생수 대비 강남 3구에 거주하는 학생의 비율은 17%에서 20%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강남은 학급당 30~40명의 학생수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인구감소와 서울시 학생의 순 유출에도 불구하고 강남으로의 순 유입은 아직 양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도 있다. 심지어 유사한 통계치를 두고 한 기사에서는 순 유입이 줄어드니 강남이 끝났다는 내용이었고, 다른 한 기사는 서울시의 학생이 빠져나가는데 비해 강남은 유입이 남아있으니 학군지인 강남이 더욱 건재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 해석은 각자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강남으로 들어오기도 힘들고, 부모가 큰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학 온 아이들은 우리 시대 때보다 대한민국에서 더 특별한 아이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인용 기사 :

강남 8학군 옛말 될까…중학생, 서울서 빠지고 경기로 몰린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01299619Y

서울 학생 5명중 1명은 강남 산다…집값 부추기는 학군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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