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카톡 프사를 올렸다. 사진도, 상태메시지도 없던 내 프로필이 꽃과 아이들 사진으로 바뀌었다. 고작 이 사진을 올리는데 6년이 걸리다니!
지난 2월에 출간했던 전자책 <사랑 대물림>을 읽은 분이라면 무슨 말인지 아실 거라 생각한다. 카톡 프사를 올리지 못했던, 올리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나의 근황을 알면 안 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곧 두려움이었다. 어떨 땐 부끄러움이기도 했고, 열등감이기도 했고, 피해의식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비집고 움튼 용기가 6년의 시간을 끝냈다. 차곡차곡 쌓였던 상처와 두려움을 무너뜨린 것은 무럭무럭 자란 사랑이었다.
생일날 남편이 선물해 준 꽃다발을 들여다보았다.
'예쁘다. 참 예쁘구나. 곧 시들어버릴지라도, 이 기쁨이 잠시일지라도 너는 살아있어 참 예쁘다. 그걸로 충분하구나.'
불현듯 지금 내 삶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깨달아졌다. 긴 어둠의 시간을 지나왔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나는 이 꽃처럼 살아있는 것이다. 그래, 난 죽지 않고 살았다. 죽을 것 같았고 죽고 싶었던 때를 지났지만 살아있기에 난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 사랑하는 남편과 꽃보다 예쁜 두 딸이 있는 내가 더 이상 숨길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는 생각. 그 결심을 카톡 프사에 담았다. 이제 나는 더욱 힘 있게 사랑을 드러내고 나타내는 일을 할 수 있다. 사랑 대물림은 끝이 아니니까.
마가복음 4장 21절 또 그들에게 이르시되 사람이 등불을 가져오는 것은 말 아래에나 평상 아래에 두려 함이냐 등경 위에 두려 함이 아니냐 22절 드러내려 하지 않고는 숨긴 것이 없고 나타내려 하지 않고는 감추인 것이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