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야 아는 것들
2024년 2월 1주 차
재작년 여름, 그 시간이 나의 기억 속에 그렇게 영화 같이 남을 줄 몰랐다. 물론 그 순간에 즐거웠고 눈부시게 행복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계속 재생될 줄은 몰랐다. 이렇게 오래 눈앞에 아른거릴 거였으면 꼼꼼히 누리고 자세히 기억해 둘걸.
한편으로는 일에 치여 너무 힘들었다. 그 와중에 회사에서 온갖 부당한 일들도 당했다. 이 정도는 다 당연히 힘든 줄 알았다. 별 것도 아닌데 내가 힘들어하는 게, 내가 나약하고 불만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 줄 알았다. 이제야 객관적으로 비교해 볼 기회가 생겨서 살펴보니 그때 일이 많았던 게 맞았고, 그 일들은 상식 밖이었던 게 맞았다. 그런데 그때는 왜 그렇게 나를 채찍질했을까.
그때에도 어렴풋이 알 거 같지만 지나고 나야 더 뚜렷하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영화처럼 길이 남을 순간이든, 아주 높이 쌓인 분설 속을 걷는 듯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든.
시간이 지나야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는 살뜰히 그 순간의 행복을 담아내고,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는 내 마음을 인정하고 보살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