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금채 Mar 03. 2024

웡카의 마법

2024년 2월 5주 차

 어릴 때 아주 좋아하던 영화였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 아마 이쯤부터 영화관에 가는 경험을 본격적으로 하던 때였던 것 같다. 내가 살던 지역의 중심지에 영화관이 생기면서 어린 나와 동생들이 볼 만한 영화가 나오면 주말에 가족들끼리 영화관을 가곤 했다. 그렇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영화관에서 보고 시간이 좀 흐른 후에는 명절이나 크리스마스에 특선영화로 자주 방영해 주는 걸 몇 번씩이나 보며 자랐던 세대다.


영화 스틸컷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의 '초콜릿 공장'은 아주 성공한 '윌리 웡카'의 비밀스러운 초콜릿 공장이다. 어느 날 윌리 웡카는 자신의 초콜릿에 '황금티켓' 5장을 숨겨두고 그 티켓을 찾은 5명의 어린이들을 자신의 공장에 초대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의 윌리 웡카는 이미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이다. 윌리 웡카가 이만큼 성공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그 이야기를 담은 게 영화 <웡카>다.


영화 스틸컷


 어릴 땐 몇 번씩 봐도 질리지 않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지 않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그렇지만 그 영화를 좋아하던 추억은 기억 속 깊숙이 남아있어서 <웡카>가 개봉하자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왜 그리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좋아했을까?


영화 스틸컷


 성인이 된 나는, 웡카가 마법사라는 설정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영화 <웡카>는 웡카가 초콜릿 공장으로 성공하기까지의 현실적인 모험담일 거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마법을 쓰는 웡카의 모습에 조금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점점 나도 웡카의 마법에 걸려들게 된다. 웡카가 만드는 환상적인 초콜릿 마법에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아, 나 이래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좋아했구나!

 그때에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마법 같은 초콜릿들로 찰리를 놀라게 해주는 윌리 웡카를 보며 대체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 의심했지만 결국 웡카의 마법에 걸려든다. 그때 내가 걸려든 마법은 세상 어딘가에는 저런 환상적인 공간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찰리처럼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 환상적인 순간이 찾아오겠구나 하는 마법이었다. 어린 나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며 꿈과 환상을 키워나갔다.

 그때 품었던 꿈과 환상이 희미해진 지금, <웡카>를 보며 다시 어릴 적의 나로 돌아간다. 다시 한번 웡카의 마법에 걸려들어 꿈과 환상에 젖어든다. 비록 지금은 저런 마법사는 없을 거라는 걸 알지만(사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절대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마법 같은 순간들이 존재하며 내 나름대로 환상적인 순간들을 찾아 나설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리고 <웡카>를 보던 순간도 역시나 꿈결 같은 순간이었다.

이전 08화 알레르기를 이기는 마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