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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채 Mar 10. 2024

덕심이라는 나침반

2024년 3월 1주 차

 좋아하는 작가님이 자신이 접한 여러 문화 콘텐츠들 중 좋았던 것들을 매주 전달하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평소에 그 작가님이 일상을 대하는 태도를 좋아해서 망설임 없이 바로 풀구독 신청을 했다. 드디어 다음 주면 구독 서비스가 시작되는데 어떤 소식들이 담겨올지 한껏 기대하고 있다.


 내 동생은 데뷔 때부터 좋아하던 가수가 있다. 동생은 고등학생 때 성적과 졸업 후의 취업 전망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전공을 선택했고 그 전공을 따라서 첫 직장을 다녔지만 결국 그 일을 그만두고 지금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쫓아가고 있다. 동생이 지금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전부 그 가수 덕분이다. 동생이 그 가수의 공연이 있는 날이면 새벽부터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거나 아이돌 팬들이 아이돌을 열심히 따라다닐 때면 대체 어떤 열정이 있어서 그렇게들 하는 걸까 한편으로는 신기했었다. 나도 좋아하는 가수야 있었지만 노래를 즐겨 듣는 정도였지, 나한테는 저런 정도의 '덕심'이란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책을 출간한다는 소식이 있으면 예약 주문을 하여 책이 오는 날만을 기다리고 그 작가가 일상을 공유하는 간행물을 낸다고 하니 그걸 아무 망설임 없이 바로 구독한다. 그리고 돌고 돌아오긴 했지만 결국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게 다 그 작가님과도 연관이 있고 그 작가님의 소식들을 따라가다 보니 목표도 생겼다.


 이게 내가 그렇게 신기해하던 덕후의 열정과 뭐가 다를까?


 나에게도 어쩌면 그런 '덕심'들이 있었나 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나침반 삼아 나아가고 있는 나와 동생을 보며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열렬히 좋아해 주는 대상이 된다는 것이 누군가의 삶에서 아주 큰, 어쩌면 전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참 경이롭기도 하다.


 나침반을 하나 품었으니 돌고 돌지언정 길을 잃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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