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주 차
육지 올라오느라 아주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섰다. 나는 지독한 야행성(정확히 말하면 새벽 2시~4시형)이라 회사를 가지 않는다면 이렇게 일찍 일어날 일이 없다. 그리고 회사를 간다고 하더라도 출근길에 찌들고 피곤에 찌들어 동이 트는 모습을 지켜볼 겨를은 없다. 그런데 제주는 하늘도 넓게 보이고 출근길도 아니어서 잠시 하늘을 뒤돌아봤는데 동이 트는 모습이 아주아주 예뻤다.
제주에 있다 보면 날씨의 변화를 잘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언제 봄이 오는 걸 느낄 수 있을까? 따스한 기온이 느껴지는 때? 기온이 따뜻해졌을 때는 이미 봄이 도착한 후다. 봄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건 너무나 싱싱하게 익은 무, 호떡이 곧 들어갈 것만 같은 아슬아슬함, 그리고 맨투맨만 입고 달렸을 때 코에 들어오는 살짝 차가운 듯 상쾌한 공기, 그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