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4주 차
내 주변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 오빠들이 종종 '나이가 들수록 나를 더 잘 알게 된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예전엔 몰랐지만 이제는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단순히 내가 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할 수 없다는 게 아니다. 예전엔 못했지만 지금은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한 번도 안 해봤어도 이제는 해볼 용기가 나는 것도 있다.
그러면 이걸 타인에게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자기 증명의 길은 언제나 어렵다. 타인에게 증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선은 나 자신부터 설득시켜야 한다. 첫 번째는 나이고, 그다음은 나와 가까운 사람들, 내가 아끼는 사람들, 내 편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 등등, 그리고 마지막은 내 목적에 필요한 사람들일 것이다. 1~3단계에 속하지 않는다면 굳이 설득할 필요는 없다. 설득하는 난이도는 첫 번째가 가장 어려우며 마지막으로 갈수록 수월해질 것이다. 그러니 자기 증명의 길은 언제나 어렵다. 보통 대부분의 일들은 뒤로 갈수록 어려워지지만 자기 증명은 처음부터 난이도 최상이니 대게는 처음부터 좌절해 버리기 십상이다.
그동안은 나 자신조차도 설득하지 못했으면서 타인에게 설명하려 했으니 안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나 자신에게 하는 설득은 끝났다. 여기까지는 됐으니 이다음 단계에서 고전은 할지라도 이만큼보다 힘들진 않을 것이고 어쩌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도 있다. 그리고 중간의 어떤 단계는 따라오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