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느리게, 가볍게 그렇지만 균형 있게
2024년 7월 5주 차
가수 이영지의 'Small Girl' 노래는 음원으로 듣는 것, 뮤비로 보는 것, 무대영상을 보는 것 모두 느낌이 각각 다르다. 최근에 무대영상을 처음 찾아봤는데 이렇게나 매력적인 사람이라니! 무대 위에서의 Small Girl은 너무나 감미롭다. 가사 내용은 큰 목소리와 큰 키, 큰 개성을 가진 사람이라 'small girl'에 대한 판타지가 있고 이런 'big girl'인 나도 괜찮냐는 내용이다. 나도 어릴 땐 나의 큰 개성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고민하곤 했던 시간이 있었고 한때는 'small girl'인 척, 큰 개성을 꾹꾹 눌러서 숨겼던 적도 있다. 자기의 이런 약점이라면 약점일 수 있는 부분을 솔직하게 노래하는 이영지라는 가수는 정말 매력 있고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너무나 감미롭다.
지난주에 서핑샵 사람들 다 같이 모여서 파티를 했다. 월정리 얘기, 서핑 얘기를 잔뜩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의 인생 얘기도 하나둘 나왔다. 다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고 그런 스토리들이 누구 하나 겹치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조금은 느리게, 남들과는 다르게, 너무 무겁게 채우지 않고 조금씩 빈틈을 두며 살아도 괜찮다는 걸 느꼈다. 그럼에도 다들 그 안에서 자기 나름의 삶의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간다.
어쩌면 서핑과 같을지도. 서핑은 처음에는 자세를 정확하게 배워야 하지만 실력이 쌓이고 라인업에 나갈 때쯤이 되면 자기만의 자세가 만들어진다. 각자의 속도에 맞춰서 자신만의 자세를 찾아가고 각자에게 맞는 파도를 타며 그 안에서 계속 균형을 맞춰가며 파도를 가르는 서핑과 같다고 느꼈다. 이렇게 말하니 서핑 엄청 잘하는 사람 같은데 나도 아직 멀었다. 그렇지만 조금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 서핑도, 내 삶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