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다이아몬드 박물관'과 세공 회사 'Coster'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김민성 특파원이 2019년 마지막으로 취재한 Diamant Museum 이야기.
한국 갤럽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보석은 다이아몬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아몬드는 두 번째로 선호도가 높은 진주보다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높은 선호도 차이를 보이며 명실상부 "보석의 왕"이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영롱한 반짝임과 아름다움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아무나 가공할 수 있는 쉬운 보석이 아니다. 그 이유는 보편적으로 다이아몬드는 자연에서 채굴하는 광석 중 가장 단단한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다이아몬드의 단단함을 가공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이아몬드의 세공이 가능한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번 편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보석인 다이아몬드를 가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인 네덜란드의 위치한 다이아몬드 박물관(Diamant Museum)에서 취재한 다이아몬드의 역사와 형태,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이아몬드 세공으로 유명한 벨기에와 과거에 한 나라였던 네덜란드는 '세공 기술'로는 유럽의 어느 국가와 비교하더라도 절대 뒤지지 않는 기술과 비결을 가지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도시 암스테르담은 유럽에서 몇 안 되는 다이아몬드의 세공이 가능한 도시이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암스테르담의 다이아몬드 세공 기술과 함께 네덜란드의 다이아몬드 산업은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Diamant Museum은 다이아몬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를 지닌 박물관으로 네덜란드의 다이아몬드 브랜드 'Coster'가 설립하였다. Coster는 네덜란드 왕실로부터 'Royal'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네덜란드 다이아몬드 역사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브랜드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좀 더 자세히 박물관의 모습과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다이아몬드 박물관은 네덜란드의 도시 암스테르담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1852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왕관에 박혀있는 108.8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세공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이아몬드 박물관의 입구를 들어서면 기념품샵의 모습이 가장 먼저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특히 주변에는 수많은 다이아가 세팅된 테니스 채와 테니스 공 조형물이 다이아몬드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박물관의 모든 전시물들은 실제 전시물이 아닌 형태가 똑같은 모형이다. 그 이유는 세법과 관련된 규제로 인하여 전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멋진 조형물과 함께 박물관의 입구에서는 네덜란드 다이아몬드의 역사와 다이아몬드 구분법, 세공 과정, 액세서리 등 다양한 내용들을 볼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는 기원전 1000년경 인도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인도는 암스테르담의 다이아몬드 세공소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대부분의 다이아몬드를 공급하였다.
이후, 1650년 말레이 제도의 보르네오 섬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이래, 그곳에서 산출되는 다이아몬드는 네덜란드 다이아몬드 산업의 주요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다.
1725년에는 브라질, 1851년에는 러시아, 1866년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면서 매우 좁았던 다이아몬드의 공급처가 점점 다양해지게 되었으며, 21세기에 들어서 네덜란드는 호주, 보츠와나, 인도 등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다이아몬드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다양한 주얼리 문화가 탄생하고 발달한 네덜란드와 다른 유럽의 국가에서는 다이아몬드가 생산되지 않는다고 한다.
'프러포즈'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주얼리는 바로 다이아몬드 반지일 것이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다이아몬드 반지는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액세서리이다. 가장 대표적인 다이아몬드 액세서리인 만큼, 다이아몬드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볼 수 있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다이아의 크기, 모양, 세팅 방법에 따라서 다양한 반지의 디자인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주얼리이다. 그중에서도 세팅 방법은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느낌을 가장 잘 변화시키는 요소이다. 위 사진 중 왼쪽 첫 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난발을 통해서 다이아몬드를 물리는 세팅은 '프롱 세팅'이라고 부른다. 가장 클래식하고 기본적인 반지의 모양을 보여줄 수 있는 세팅 방법이다. 그다음 우측 사진처럼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빽빽하게 세팅하여 풍성한 느낌을 주는 방식은 '파베 세팅'이다. 굉장히 작은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아주 섬세한 세팅 방법이다. 오른쪽 하단의 세팅은 다이아몬드를 넓게 감싸 안정감 있는 느낌을 주는 '베젤 세팅'이며, 마지막으로 왼쪽 하단의 사진처럼 금속의 가장자리 테 부분을 통해서 여러 개의 보석을 한 번에 물리는 방법인 채널 세팅이 있다. 채널 세팅법의 경우 가장 오래된 세팅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액세서리의 주 소비층은 여성들이지만, 역사적으로 남성들도 다양한 액세서리를 착용하였다. 다이아몬드 박물관에서는 사진과 같이 남성 다이아몬드 액세서리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남성 액세서리와 여성 액세서리의 명확한 구분은 없지만, 남성들이 주 타깃인 액세서리의 경우 굵은 반지나 비교적 수수한 디자인과 소재의 액세서리가 많다. 또한 과거의 명화를 보면 우리는 심심치 않게 왕들이 귀걸이와 반지, 목걸이 등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왕관의 경우에도 여러 보석으로 화려한 치장을 더한 대표적인 액세서리이다. 이처럼 남성 액세서리는 오래전부터 존재하였고 현재도 다양한 남성 다이아몬드 액세서리가 존재한다.
다이아몬드라고 생각하면 투명하게 빛나는 보석이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이아몬드의 색상에는 투명한 색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빛의 색깔들이 존재한다.
The Queen of Holland
다양한 아름다운 빛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있다. (좌측 사진) 이 목걸이는 중앙의 135.92캐럿의 거대한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붉은색, 녹색, 푸른색의 유색 다이아몬드가 감싸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The Queen of Holland라고도 불리는 목걸이의 중앙의 거대한 다이아몬드는 인도 국가의 왕족인 Maharaja of Nawanagar의 소유였었다. 이 목걸이를 완성시킨 제작회사는 이 다이아몬드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감정사의 꿈이 이루어졌다."
The Cognac on Ice
오랫동안 갈색 다이아몬드는 가치 없는 다이아몬드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위에 우측 사진에서 보이는 The Cognac on Ice라는 이름을 가진 코냑 다이아몬드는 오히려 갈색이라는 색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어 유명해진 다이아몬드이다. 34캐럿이라는 큰 사이즈에 담긴 영롱한 갈색빛은 사람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위에서도 한번 언급했듯이 다이아몬드는 보석들의 '왕'이라고 불리는 보석인 만큼 특히나 왕실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왕실에서는 티아라, 브로치, 귀걸이, 반지 등 다양한 종류의 다이아몬드 액세서리를 주문하였으며, 다이아몬드 세공 브랜드 Coster는 이러한 왕실의 주문에 훌륭하게 세공된 다이아몬드로 보답하였다. 그렇게 Coster는 훌륭한 세공을 한 다이아몬드로 그 공로를 인정받아 왕실의 칭호인 'ROYAL'을 받을 수 있었다.
Devant de Corsage Brooch
위 사진에서 보이는 주얼리는 왕실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네덜란드의 빌헬미나 여왕이 소지하고 있던 브로치를 독일의 주얼리 세공사가 여러 디자인으로 조합하여 재탄생시킨 액세서리이다. 겹겹이 겹쳐진 리본의 형태의 곡선적인 느낌과 밑으로 달려있는 드롭 형태의 다이아몬드, 그리고 전체적으로 세팅된 수많은 다이아몬드에서 왕실의 기품과 우아함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박물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이아몬드는 다루기 굉장히 어렵고 까다로운 보석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제대로 다이아몬드를 세공할 수 있는 기술자는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굉장히 드물다. 특히나 세공은 그저 원석에 불과할 수도 있는 다이아몬드를 큰 가치가 있는 보석으로 탈바꿈시키는, 어찌 보면 진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다이아몬드 세공 국가 중 하나이다. 특히 암스테르담에는 앞에서도 몇 번 언급되었던 권위 있는 세공 회사 'Coster'가 있다. 세계 각지에서는 다이아몬드 세공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세공 회사 Coster를 방문한다. 그럼 지금부터는 다이아몬드의 세공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다이아몬드 세공의 기초
다이아몬드는 자연계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절단할 때 사용하는 톱이나 칼로는 절대 자를 수 없다.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로 자르는 것이 세공의 기초이다.
다이아몬드를 다이아몬드로 절단한다고 하면 잘 상상이 안 갈 수도 있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다이아몬드 가루를 묻힌 톱날을 이용하여 절단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까지 걸리는 아주 고되고 어려운 작업이다. 이렇게 절단된 다이아몬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다이아몬드의 형태인 브릴리언트 컷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절단된 모서리들을 다디아몬드 가루를 묻힌 고소고 회전판에 대고 연마하여 57면의 단면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Coster에서는 이러한 연마 과정을 좀 더 세분화하여 기존의 57면보다 훨씬 더 많은 201면을 가진 다이아몬드 컷을 개발하였고, 이 컷은 Coster만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 4C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다이아몬드의 가격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판매하는 기업으로서도 구입하는 소비자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다. 다이아몬드를 평가하는 엄격한 4개의 기준! 그것이 바로 4C이다.
1. 캐럿(Carat) -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의미하는 캐럿은 1캐럿에 100점을 기준으로 한다. 큰 다이아몬드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그 희귀성이 높아지는 다이아몬드의 특성상 캐럿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 평가의 기준이다.
2. 색(Color) - 두 번째 기준은 색상이다. 다이아몬드의 색상의 경우 오로지 탄소로만 이루어진 투명한 D등급부터 점점 색감이 탁해지면서 가치가 떨어지는 Z등급까지로 분류된다. 보통의 경우 색상이 들어가거나 탁해지면서 가치가 하락하지만, 핑크 다이아몬드나 블루 다이아몬드처럼 선명한 색상을 띠는 다이아몬드는 오히려 더욱 높은 가치로 인정받기도 한다.
3. 내포물(Clarity) - 다이아몬드의 선명도는 다이아 속 이물질의 크기와 분포도에 따라 나뉜다. 내포물이 없이 선명하게 빛날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하지만 육안상으로는 이물질의 확인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미경을 통해서야만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다.
4. 컷(Cut) - 위의 세공 부분에서도 언급했었던 4C의 마지막 기준이다. 기본적인 라운드 컷부터 물방울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페어컷, 하트 모양의 하트 컷 등등 다양한 컷팅이 있으며 컷팅은 다이아몬드의 빛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슷해 보이는 다이아몬드라고 할지라도 하나하나의 다이아에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다이아몬드를 살펴보도록 하자.
1. 흑색 다이아몬드
이 흑색의 다이아몬드는 42.7캐럿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크기의 흑색 다이아몬드이다. 검은 색상을 가진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제한적인 반짝임과 단단한 강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힘든 세공 과정을 거쳐서야 비로소 보석으로 탄생하게 된다. 사진 속 다이아몬드는 네덜란드의 보석 세공사 프레드릭(Fredrik van Nuss)이 3년 동안 세공한 결과로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아름다운 흑빛의 다이아몬드가 되었다.
위 사진 속에 보이는 거대한 다이아몬드는 파리의 문화 산업 전시회에서 선보인 것으로 무려 132.92캐럿이다. Queen of Holland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다이아몬드는 네덜란드의 윌레 미아 여왕의 소유였다고 한다.
은은한 노란빛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이 다이아몬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처음으로 채굴되었으며 'Eureka'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그 이후 다른 원석들이 잇달아 채굴되면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다이아몬드 채굴 열품이 불게 된다. 이 다이아몬드의 크기는 21.25캐럿으로 매우 큰 크기임에도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상을 지닌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다이아몬드이다.
1893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오렌지 자유주에서 채굴된 무려 995.20캐럿의 원석이다. 이 원석은 Excelsior라고 이름이 붙여졌으며 한때 가장 큰 다이아몬드라는 칭호를 지니기도 했다. 현재 1캐럿의 다이아몬드만 해도 어마어마한 가격을 가지고 있는데 995캐럿의 다이아몬드는 그 가격에 있어서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Diamant Museum에서는 특히나 하나하나 모두 보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다이아몬드 왕관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 왕관들에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디자인과 왕관의 소재 그리고 크기와, 부속품들을 통해서 각각의 왕관들이 서로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렇다면 아래 사진들을 통해서 다양한 다이아몬드 왕관의 모습을 살펴보자!
자료출처
표지 이미지 - Unsplash
본문 이미지 - 직접 촬영
참고문헌 및 기사
한국 갤럽
Diamant Museum
현장 인터뷰 (The Royal Coster Korea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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