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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엔느에게 결혼반지란

환경과 자연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주얼리


글로벌 분석가

FRANCE


Bonjour!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정수민 특파원이 취재한 파리지엔느의 결혼 반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WJRC 글로벌 분석가 <프랑스> 3월호


결혼 반지를 대하는 파리지엔느의 새로운 시선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었다. 해가 길어진 낮에 불어오는 바람에서 봄 내음이 나는 것 같아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봄과 설렘, 이 두 가지 단어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결혼이다. ‘5월의 신부’라는 말처럼 날씨가 좋고 꽃이 아름답게 피는 봄은 흔히 결혼을 대표하는 계절로 자리 잡았다. 인생에 한 번밖에 없는 결혼식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신부(와 신랑) 그리고 그들의 결혼반지일 것이다. 


유럽인들은, 그리고 프랑스인들은 자연환경, 나를 둘러싼 환경, 주변 문제,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동물 보호를 위해 앞장서기도 하고, 채식을 하며 환경 보호를 하는 등 자신의 삶과 행동에서 실천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결혼 문화에까지도 들어오게 되었다.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는 더 이상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연대와 참여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되었고 그것은 결혼 반지로 표현되었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순간, 나를 가장 빛나게 해줄 주얼리인 결혼 반지, 3월 리포트는 다가오는 봄을 맞아 파리지엔느의 결혼 반지 안에 담긴 개성, 환경과 자연, 윤리적 책임을 취재해 보았다. 



세계적인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에서부터 100% Made in Paris 의 감성이 물씬 담긴 아뜰리에표 반지까지,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다이아몬드에서부터 백금, 순금, 그리고 흔하진 않지만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의 색깔이 있는 보석까지, 남들과 다르게 자신의 개성을 뽐내길 원하는 파리지엔느, 그리고 파리지앙이 결혼 반지를 고르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여기에 디자인적인 개성, 브랜드에 대한 개인의 선호, 보석에 대한 취향 등을 넘어선 사회적 문제가 접목되었고 그것이 다시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되었다. 개인이 옳다고 여기는 가치와 주장 등이 삶으로서 실천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혼 반지를 사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


우선 프랑스의 결혼 반지 문화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한 흥미로운 글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메종 피아제 인터내셔널 주얼리 마케팅 디렉터인 장 베르나르 포로(Jean-Bernard Forot)는 프랑스 인들이 결혼 반지를 사기 전에 고려하는 몇 가지의 사항을 알려주었다. [1]


하나. 프랑스어로 결혼 반지는 연합’, 결합이라는 뜻의 alliance 라는 단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가 아닌 두 개의 결합임을 잊으면 안 된다.

. 약혼 반지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약혼 반지와 결혼 반지의 조화 (재료, 보석 등)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결혼 반지는 트렌드에 영향을 받는 것보다 자신의 개성에 맞게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 부부의 결혼 반지가 꼭 동일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개성에 맞게 반지를 찾으면 된다. 

다섯. 재료로는 금과 플래티넘을 추천한다. 예전에는 황금색이 인기였지만, 요새는 플래티너이 인기다. 특이하게도 로즈 골드는 아시아에서 인기이며 유럽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여섯. 가격은 선택 사항이며 많은 선택이 있지만, 200유로로도 구매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프랑스인들은 주변의 시선에 신경을 쓰며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부부간에 꼭 같은 반지를 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나에게 가장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며, 나의 개성과 가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결혼 반지를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윤리적 주얼리란 무엇인가?


이러한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몇몇의 파리지엔느는 ‘윤리적 주얼리’를 만들었다. 금과 보석을 채굴하는 환경과 노동권을 존중하고, 추출 중에 나오는 화학 물질 등을 통제하여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게 노력하는, 좀 더 책임감 있는 주얼리를 위함이다. 사실 반지를 만드는 일은 지구에 매우 비싼 값을 지불하는 일이다. 135g의 시안, 9g의 수은, 5t의 광업 폐기물, 그리고 자그마치 1500L물이 필요하다. [2] 따라서 윤리적 주얼리는 소비하고, 생산하는 방식을 바꾼다면 충분히 자원을 아낄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Green 주얼리, Or du Monde


이러한 브랜드 중 하나가 ’세상의 금’이라는 뜻의 Or du Monde 이다. 이는 최초의 그린 주얼리를 표방하는 브랜드이다. 크리스티앙, 엘렌, 자샤, 그리고 마고가 함께 모여 만든 가족 기업인데, 40년 전 파리의 젊은 보석세공인이었던 크리스티앙이 역시 파리의 젊은 크리에이터 엘렌을 만난 것이 역사의 시작이다. 그들은 성공적인 기업가의 경험을 가진 자샤와 마고와 함께 광부에서 주얼리 장인에까지 주얼리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창작물에 있어 존중을 받고 환경을 보호하면서 주얼리에 생명을 부여하는 목적을 가지고, Or du Monde 를 만들었다. [3]


Fairmined 인증, 주얼리의 사회적 책임


또한 Paulette à Bicyclette, Jewellery Ethically Minded의 약자인 JEM, Apris Paris와 같은 브랜드들은 Fairmined 인증을 받은 광산에서 채굴한 금을 사용하여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한다. Fairmined는 ARM(Alliance for Responsible Mining)에 의해 2000년대 도입된 금과 귀금속에 대한 인증 프로세스로 금광 개발 시 환경과 근무 조건을 존중하고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보장하는 목표로 설립되었다. [5]


생태와 윤리적 사명을 우선으로 하는 메종 쿠르베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소규모 브랜드만의 일은 아니다. 방돔 광장에 자리 잡은 메종 쿠르베(Maison Courbet)는 자연을 사랑했던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인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의 정신을 이어받아 생태와 윤리적 사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주얼리 브랜드이다. 


이곳에서는 자신들의 다이아몬드 연구소에서 만드는 합성 다이아몬드만을 사용하고, 전자 분야에서 산업 목적으로 사용된 금을 재활용한다. Fairmined, Fairtrade와 같은 인증 시스템은 광산 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개선했고 이는, 채굴의 과정에서 남아 있는 수은과 시안 등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메종 쿠르베만의 노력이라고 밝혔다. [6]


파리에 있는 아틀리에서부터 럭셔리의 중심인 방돔 광장까지. 오랜 경력을 가진 장인들이 신부와 신랑 손에 맞추어 재활용된 금과 윤리적 출처를 인증받은 다이아몬드로 제작하는 결혼 반지는 사회와 환경적 참여 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품질을 중요시 여기는 파리지엔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자연의 컬러에 빠진 파리지엔느


사회적 연대나 환경 보호적 실천뿐만 아니라 자연 친화적이고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고, 그 컬러에 빠진 파리지엔느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반지로 럭셔리하거나 고급스럽거나 다이아몬드, 날카로움,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찾기도 하지만 좀 더 자연적인 디자인, 부드럽고, 친숙할 수 있는 브랜드들도 찾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컬러를 담은 주얼리 브랜드들이 있다. 꽃을 주된 모티브로 하여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주얼리를 만드는 Guérin은 각 사람마다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반지에 담기 위해 2017년에 Pierres d’Amour (사랑의 돌)을 런칭하였다. 


이 브랜드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과 반지에 박힌 보석의 상징을 추가하여 하나밖에 없는 개인적인 반지를 만들어준다. 첫 데이트, 첫 여행, 첫 키스, 등 오직 커플만이 가지고 있는 이 비밀스러운 사랑의 상징을 결혼 반지에 담는 것이다. 각각의 달마다 가지고 있는 사랑의 보석으로 매일 사랑을 돌보고 돌이키도록 상기시켜 준다. [7]



꼭 파리지엔느처럼 사회적 연대, 책임을 개인적 가치로 두면서 결혼 반지를 고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개인의 가치를 소중한 결혼 반지에 담는다는 접근은, 우리가 결혼반지를 준비할 때 고려하는 모든 외적인 부분들을 떠나 자신과 결혼하는 배우자에 좀 더 집중해 볼 수 있는 의미를 주지 않을까 한다.


P.S. 

물론 꼭 모든 파리지엔만 그런 것은 아니다. 독특하고 개성이 담긴 것도 좋지만 대중적이고 클래식한 반지들을 찾는 파리지엔느들도 있다. 그래서 파리지엔느는 여기저기 발품을 파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시간을 들여 찾아보고, 여러 군데에서 비교하고, 또 직접 착용한 후 신중하게 구매하는 것이다. 그러한 구매를 위해 유용한 곳들이 있다. 말그대로  ‘결혼 반지와 다이아몬드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La Maison de l’Alliance & du Diamant,  그리고 결혼 박람회인 Le Salon du Mariage 등은 오직 결혼 반지와 약혼 반지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자료출처


본문 이미지 - 직접 촬영, Pixabay, Unsplash




참고문헌


[1] https://www.mariage.com/accessoires-et-beaute/10-choses-savoir-les-alliances-les-acheter

[2] https://deavita.fr/deco-de-fete/saint-valentin/joaillerie-ethique-tendance-2020-luxe-responsable/

[3] [4]  https://www.ordumonde.com/uploads/2023/original/dossier-presse-ordumonde.pdf

[5] https://www.lexpress.fr/styles/mariage/trois-marques-de-joaillerie-ethique-pour-une-alliance_1626415.html

[6] https://www.courbet.com/page/courbet-histoire

[7] https://www.guerin.com/mariage.html#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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