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문서를 바라봅니다.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할까 라는 의문에 빈 문서는 곧 마음이 됩니다.
그 날의 날씨가 될 수도 있고
어느 날의 꽃이 되기도 합니다.
또 어느 날에는 사랑이 피어나기도 합니다.
빈 문서에 한 글자 써내려갈수록 비어버린 것이 그날의 것으로 채워집니다.
오늘은 이 빈 문서를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비어 버린 것을 억지로 채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빈 문서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마음은 빈 문서가 되었습니다.
빈 문서는 시가 되었습니다.
시는 빈 문서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빈 문서는 빈 문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폐기할 문서가 없어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