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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Jul 23. 2022

빈 문서

빈 문서를 바라봅니다.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할까 라는 의문에 빈 문서는 곧 마음이 됩니다.

그 날의 날씨가 될 수도 있고

어느 날의 꽃이 되기도 합니다.

또 어느 날에는 사랑이 피어나기도 합니다.

빈 문서에 한 글자 써내려갈수록 비어버린 것이 그날의 것으로 채워집니다.

오늘은 이 빈 문서를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비어 버린 것을 억지로 채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빈 문서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마음은 빈 문서가 되었습니다.

빈 문서는 시가 되었습니다.

시는 빈 문서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빈 문서는 빈 문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폐기할 문서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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