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의 사이는 멀어지고 있다.
이 거리는 더욱 멀어지고 있고
끝을 알 수 없는 어둠 사이에서
손전등을 비춰봐도 닿을 수 없는 빛의 거리.
현재의 풀잎은 무성해서 다리에 베인 상처는 깊어지고
갑이 없는 을과 을의 거리.
그럼에도 음성이 닿을 수 없는 빛의 거리에
과거는 소리친다.
과거가 손짓한다.
현재는 손전등을 비출 뿐이다.
과거의 모습은 더욱 옅어져 보이지 않는다.
모음과 자음의 경계가 끊어졌다.
이제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과거에게
현재는 뒤돌아 앞을 바라본다.
과거가 울부짖는다.
현재는 울고 있다.
그런데도 걸어야만 한다.
현재의 현재는 손전등을 비춰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