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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Jul 31. 2022

집에 가자

흐린 하늘과 바다
경계가 사라진 벽에 부딪혔다
우리는 어디를 향해 빠져들어야 할까
의문과 두려움 사이에서
아무도 움직이지 않을 때,
한 사람이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다
단, 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를 향해 꽃을 던졌다
멀리 던져진 꽃은 경계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얀 꽃이었다
그도 그렇게 경계 속에서 사라졌다
또 다른 두려움 속에서
벽에 기대는 습관이 생겼다
벽에 기대는 건, 편한 일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벽에 기대었다
경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이윽고 경계가 사라진 자리에
그 사람이 서 있었다
빛바랜 꽃은 여기저기 흩어져
꽃잎이 그의 앞에 서성였다
그가 손을 내밀었고
바다에 수십의 사람이 빠져들었다
모두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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