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인문규

담배를 피우며 길을 걷다가 죽은 뱀을 발견했다. 파리와 구더기가 온몸을 감싸았다. 뱀을 바라보던 내게도 파리가 붙기 시작했다. 나는 사는 것과 죽은 것 그 경계 사이에 서 있나. 노을이 지고 뱀의 형태는 검게 그을려 파리와 구더기의 형태가 흐릿해진다. 내가 붙은 파리의 형태만이 또렷이 살아 움직인다. 하루살이가 머리 위로 맴돈다. 팔을 휘둘러도 스치기만 할 뿐인 여전한 것들을 그냥 두기로 했다.
죽은 뱀의 꼬리에 담뱃불을 지폈다. 타오르지 않고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 꼭 노을과 닮아있었다. 내일도 죽은 뱀은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나는 또 한 번 뱀의 꼬리에 담뱃불을 지펴 죽은 것을 죽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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