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언제나 끝자락에 서 있다.
지나간 날들은 언제나 후회 속에 가득 차 있고
바람은 먼 미래일 뿐 다가오지 않는다
반쯤 꺼진 현광등에 나는 언제나 어두운 쪽에 서 있고
희망은 어둠을 속이기 위한 거짓이다
이러한 거짓된 바람과 희망은 어둠에 상반되어 현실에 괴리감을 주고 나는 그 안에서 또다시 주저앉는다
끝자락에 서 있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어서
자신을 괴롭게 하는 일에 주저 없이 행한다
나는 어느 갈래에 서 있어야 하나
이 지친 하루 속에 나를 속죄할 수 있는 일은 있던가
답 없는 대답을 기다리는 것이 옳은 것인가
지쳐버린 나는 여전히 한 점에 서서
진척 없는 끝을 향해 바라볼 뿐이다
죄의식도 삶의 책임도 내쳐버린 나는
또 이렇게 물음 없는 대답에 중얼거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