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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Jul 06. 2022

나무

에세이

흐리기만 한 하늘 아래에서 길을 걷고 있어요

연락 오지 않는 휴대폰에는 당신의 목소리 대신

아무도 듣지 않는 내 목소리가 흘러나와요

목소리에 집중하고 걷다 보니 숲에 들어와 버렸어요

가장 질긴 나뭇가지에 턱을 기대 봤어요

목을 기대기에는 아직은 조금 무서웠나 봐요

나무가 짧기도 했고

조금 길었다면 용기가 났을까

대신에 나무에 글을 새겼어요

밤이 오면 보이지 않을 이었어요

소란스러운 내 목소리가 닿지 않도록 오늘은 이곳에서 일찍 잠에 들어야겠어요

당신의 오늘 밤은 편안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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