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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Jun 03. 2022

화장

하루에 한 번 실밥을 뜯어먹었다
하루에 두 번 담뱃재를 삼켰다.
더부룩해도 튼튼한 건물이 생겼다.
소화되지 않는 그곳에는 어두운 밤 같은 것이 생겼다.
네가 살 곳이야 라고 말했다.
너는 그곳에서 자라났다.
엉덩이가 아파라고 말하면 스티로폼을 씹었다.
그제야 너는 아무 말이 없었다.
조용히 내 속에서 자라났다.
툭 튀어나오지도 쪼그라들지도 않게.
춥다고 말하면 다 핀 담배를 삼켰고 굴뚝을 지었다.
입 밖으로 하염없이 하얀 연기가 흘러나왔다.
목이 마르면 화이트 와인을 마셔줄게
톡 쏘는 맛으로 갈증을 없애주고 밖에서 보는 나는 비틀거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적막함이 싫다는 너에게 존 레넌의 이메진을 틀어주고서야 너와 나는 잠에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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