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아이

하루1000자

by 인문규


아이는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서 혼자 있는 것을 즐겼다. 그 공상 속 세상에서 아이는 가장 큰 사람이었다. 잘 닦아놓은 장래가 있고 그 길을 달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중이었다. 현실 속 아이의 모습은 가난했고 언제나 남들보다 뒤처졌기에 아이는 그것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주변에 친구들이 거치적거렸다. 그들은 언제나 술을 찾았고 여자를 갈구했다. 그리고 그럴 때면 항상 아이와 함께 여야 한다며 아이를 수시로 불렀다. 아이는 그런 그들이 재미는 있었지만, 방탄하기 그지없는 그들을 볼 때면 혐오스러움이 몰려오곤 했다. 아이는 기회를 엿보다 그들과 절교를 할 상황을 만들었다. 그들에게 숨겨왔던 혐오스러운 표정을 드러내고 무시하는 어투로 그들을 대했다. 그들은 평소와는 다른 아이의 행동에 상처 입었지만, 아이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아이는 완고하게 더욱더 그들을 몰아붙였다. 결국 그들은 아이에게서 등을 돌렸다. 아이는 근질거리던 딱지가 떨어진 것처럼 후련했다. 이후의 생활은 아이에게 더욱 큰 만족감을 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매일 같은 패턴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학업 능률이 오르고 성과는 더욱이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매일 같은 생활이 반복하던 어느 날, 아이는 핸드폰으로 SNS를 하다가 우연히 그들의 소식을 보게 된다. 영상 속 그들은 여전히 취해 있었다. 그들은 아이가 없이도 웃고 있었다. 아이는 코웃음 쳤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어째서인지 마음 한 편이 허전했다. 아이는 의자에 앉아 그들의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느새 밤이 깊어지고 창을 뚫고 들어오는 빛이 바랬다. 방이 시체의 피부처럼 푸르게 물들어 있었다. 아이의 몸 또한 그처럼 창백하게 물들어 있었다. 아이는 자신이 시체 같다 생각했다. 혼자 있는 방이 깊은 동굴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에 가득 찬 것만 같았다. 아이는 무서웠다. 아이는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이며 잠이 들었다. 아이는 그 뒤로 불면증이 깊어졌다.

아이는 이후에도 SNS에서 그들을 보곤 했다. 여전히 그들은 웃고 있었다. 성적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혼자 발버둥 친다는 느낌이 들자, 아이의 공상 속 세상이 위태로워졌다. 넓고 풍요로운 길이 사실은 그들과 같이 있었기에 아름다울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의 세상은 잡초만 무성하고 어디 하나 아름답지도 향기롭지 않은 무색무취의 절망적인 세상 같았다.

아이는 알면서도 새로 사람을 사귀면 된다고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들 또한 자꾸만 떠나갔다. 아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집착하는 습관이 생겼던 것이다. 아이는 그들에게 사과를 하려고 몇 번 메시지를 끼적였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없어, 보낼 수 없었다. 아이는 그 뒤로 누구도 깊이 사귀기를 포기했다.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미쳐버리지 못했다. 아이는 행복한 척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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