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요즘은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아서 그저 시간이 흐르고 밤이 오면 곧바로 침대에 누워 잠에 들게 돼. 깊은 잠도 잘 수 있게 됐어. 꿈속에서 너를 찾던 고통만이 가득했던 밤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아쉬워. 이상하게도 너만 생각하면 나는 가득하다 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 같아. 너와 있던 시간은 언제나 내 마음을 가득 채워져서 그런가 싶기도 해. 그게 무엇이었든 간에 말이야. 그러니 네가 없는 지금, 마음 깊은 곳까지 비워져 있어서 가득 채워지고 싶은 가봐.
너는 내게 없어도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니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겠지. 그 사람이 조금은 부럽다. 나는 네가 아니면 누구에게도 마음을 다 내어줄 수 없어서 공허하기만 해. 잘 지내라는 말도 이제는 할 수 없는 사이가 된 우리지만 너라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 언젠가 너 없이도 가득 채워질 날이 올까? 너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