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길게 사는 법

by 소소한빛

“가늘고 길게 살고 싶어요.”


이 말에 내 모든 바람이 담겨 있었다.

극적인 변화 없이, 북적이는 관계에 치이지 않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삶.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천천히 살아가는 것.


나는 INFP다.

세상이 말하는 감성적이고, 내면이 깊으며, 생각이 많은 사람.

사람을 싫어한다기보다는, 함께 있을수록 에너지가 소진되는 사람.

관계의 소음보다 혼자의 고요함이 훨씬 큰 위로가 되는 사람.


걱정 많은 마음에게


INFP의 머릿속은 늘 바쁘다.

당장 일어나지 않은 일도, 가능성만으로 충분히 무겁다.

내일 아침 작은 불편함,

누군가의 짧은 말투,

답장이 없는 메시지 하나에도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하지만 걱정은 나를 준비시키기보다,

오히려 내 하루를 잠식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자주 말해준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지금 너는 괜찮아.

그러니, 조금 더 가볍게 있어도 돼.”


불안이 올라올 땐, 조용한 음악을 틀고

손을 움직인다.

노트를 정리하거나, 펜으로 끄적이거나,

무의미해 보이는 동작 속에서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혼자가 좋은 사람에게 필요한 ‘쉼’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은 사람은,

세상이 말하는 ‘힐링’이 오히려 피로할 수 있다.

북적이는 여행,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

치유라는 이름 아래 강요되는 소통은

결국 나를 더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쉼을 만든다.

조용한 카페 창가에서 책을 읽는 일.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티백 하나를 고르고, 차를 천천히 마시는 하루.


쉼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온전히 나로 있을 수 있는 상태.

혼자 있는 그 시간에야 비로소 나는 나다.

그러니 그 고요를 충분히 누려도 된다.


스트레스, 작고 사적인 해소법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큰 걸 하지 않아도 괜찮다.

짧은 웃음을 주는 영상 하나,

감성을 자극하는 다큐 한 편,

기분 따라 붙이는 스티커 한 장.

그 소소한 반복 속에서 마음은 회복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 것.


스트레스를 받는 나를 자책할 때가 많았다.

왜 이렇게 예민하지?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내가 세심하게 살아가기 때문이라는 걸.


행복,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


행복은 언제나 커다란 성취 뒤에만 오는 건 아니다.

조용한 새벽 공기,

좋아하는 노래의 한 소절,

글이 잘 써지는 하루,

그런 순간들이 말해준다.


“지금도 너, 꽤 잘 살아가고 있어.”


가늘고 길게 산다는 건

불꽃처럼 타오르는 삶이 아니라,

나답게 오래도록 존재하는 삶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그 길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그러니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조급하지 않게,

너의 속도로,

그저 너답게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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