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괜찮다.
어떤 날은 정말 괜찮은 척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날은,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쿵 내려앉고,
아무 일도 없는데 괜히 두렵다.
또 무언가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고,
지금의 평온은 곧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불안은 그렇게 언제나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다.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미리 대비하듯 머릿속은 분주해지고,
몸은 긴장하고, 마음은 얼어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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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나는 나직이 말해본다.
“올 테면 와봐.”
무언가 두렵고 불안할 때마다
이렇게 되뇌어 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래, 뭐가 오든, 올 테면 와봐.
나는 내 마음을 지킬 거야.
나는 하나님께 의탁한 사람이야.
그분이 나와 함께하신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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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말씀 묵상 중에 만난 한 구절이 내 마음을 붙잡는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 이사야 41:10
이 말씀을 마음속에서 몇 번이고 꺼내 읽는다.
두려움은 현실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일 때가 많다.
그래서 그 두려움을 직면하기보다
내 안에서 꺼내 먹을 ‘평안의 양식’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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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외적인 조달품보다 내면의 조달품에 집중한다.
세상이 흔들리고, 아이가 아프고,
통장이 얇아지고, 남편이 말을 안 들어도,
그 모든 걸 내 의지로 바꿀 수 없을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내가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한다.
오늘 아기 이유식 잘 해주기
내 밥도 천천히 씹어 먹기
커피 한 잔은 마음으로 음미하기
내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인정’해주기
기도하며 오늘 하루를 주님께 맡기기
지금 당장 인생의 모든 숙제를 풀 수는 없지만,
오늘 하루 내가 지킬 수 있는 정돈된 마음 하나가
하나님께 올리는 예배일 수 있다는 걸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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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이 아닌 “다른 방향”일 수 있어요.
세상이 말하는 “실패”, “손해”, “낙오”가
하나님 안에서는 방향 조정일 수 있다.
한 발 물러섰다고 해서 삶이 무너지는 게 아니다.
그 자리를 통해 나를 다시 세우시는 은혜가 시작될 수 있다.
내가 놓친 길, 돌아간 길, 미뤄진 계획조차도
하나님의 완벽한 스케줄 속에서는 정확하다.
그 사실을 믿으면
잠시 주저앉아도, 숨을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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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말해본다.
“올 테면 와봐.”
두려움아, 걱정아, 불안아 —
너희는 나를 흔들 수 있을지 몰라도
나를 넘어뜨릴 수는 없어.
왜냐하면 나는 혼자가 아니니까.
나는 내 모든 것의 근원이신 분께
오늘 하루를 맡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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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일 앞에서
마음이 무너지지 않게 도와주세요.
외부 상황보다 내 안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해주시고,
불안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지 않고,
그 불안을 하나하나 주님께 맡기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오늘도 도망치지 않고,
세상 앞에, 불안 앞에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올 테면 와봐.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