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거울을 바라봤어.
눈이 퀭해 있었고, 입꼬리는 무너져 있었지.
화장을 안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내 안의 생기, 평온함, 따뜻함 같은 것들이 사라져 있었던 거야.
아, 그제야 알겠더라.
그동안 나는 나에게 너무 미안할 짓만 하며 살았다는 걸.
미안해.
정말 너무 오래도록 너를 외면했어.
너의 슬픔, 너의 피곤함, 너의 간절한 도움 요청을…
‘괜찮아,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어.’
‘지금은 나중에 하고,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그렇게 너를 뒷순위로 밀어놨지.
일이 중요했고,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 중요했고,
SNS 속 누군가처럼 멋지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게 중요했어.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
“진짜 나”는 점점 무너지고 있었던 거야.
이제야 고백해.
나는 너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해왔고,
너를 너무 가혹하게 대했어.
먹고 싶다는 너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쉬고 싶다는 너의 몸부림에 ‘더 해야지’라고 응수했지.
이제라도, 늦었지만 말할게.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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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워가며
이제 나는 배우는 중이야.
나를 사랑하는 법을.
어쩌면 우리 대부분은 ‘타인을 사랑하라’는 말엔 익숙하면서도,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씀에는 서툴러.
하지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 마가복음 12장 31절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이웃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어.
그러니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일은,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야.
오히려 거룩하고 필요한 일이야.
나를 사랑하는 일은 아주 작게 시작할 수 있어.
• 하루에 10분, 조용히 숨을 고르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 좋아하는 차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는 시간
• 몸에 좋은 식재료로 만든 따뜻한 한 끼
• SNS 대신 말씀 한 구절 읽으며 마무리하는 하루
• ‘괜찮아, 오늘 수고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저녁
이런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나를 사랑하는 삶이 되는 거야.
거창하게 살지 않아도, 나를 조금씩 다시 품어주는 삶.
그게 진짜 회복이고, 진짜 예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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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관계가 좋아지는 방법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나와의 관계도 ‘대화’와 ‘신뢰’로 만들어져.
내가 내 마음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나 자신조차 나에게 닫혀버려.
그래서 요즘 나는 나 자신과 자주 이렇게 말해.
“괜찮아, 너는 지금 잘하고 있어.”
“지금 힘든 건 네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애썼다는 증거야.”
“하나님이 너를 귀하게 만드셨다는 걸 잊지 마.”
이렇게 스스로와의 대화를 시작하면서
내 안의 무언가가 아주 조금씩 풀리는 걸 느껴.
그리고 어느 날은, 아주 따뜻한 위로가 되어 나에게 되돌아와.
하나님은 우리를 그저 사용하거나 소비하려고 만드신 분이 아니야.
우리를 창조하신 분은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지으셨어.
그러니 내가 나를 외면하고 미워하는 삶은
하나님의 마음에도 슬픔이 되는 일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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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괜찮아.
이제부터라도 내가 나를 진심으로 돌보기로 하자.
지금부터라도 몸에 좋은 음식들로, 따뜻한 말로, 선한 시선으로 나를 감싸주자.
너무 혹사하지 말자.
무언가를 이뤄야만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니야.
지금 존재 그 자체로도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셔.
“너는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은즉…”
— 이사야 43장 4절
이 말씀 한 줄이,
오늘의 나를 다시 살게 해.
그리고 다시 고백하게 해.
미안해.
그리고 이제는, 정말 잘해줄게.
끝까지 나를 사랑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