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너무 지쳤다.
정확히는 체력도, 마음도 바닥을 치고 있는 중이다.
아이 둘을 돌보면서 집밥을 하고, 장을 보고, 바닥을 닦고,
밤이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재운 뒤, 또 어질러진 거실을 한숨 쉬며 치운다.
이걸 몇 개월째 거의 혼자 해왔다.
그러다 오늘, 하원길에 만난 엄마가 말했다.
“많이 힘들죠?”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 이제 진짜 한계인가 보다.
사실 요즘, 너무너무 힘들다.
혼자 이 모든 걸 감당하는 게, 벅차고 외롭고 서럽다.
가끔 아이 옆에 누워 있다가, 잠시 누워 있으려 하면,
“왜 또 누워있어?“라는 말이 돌아온다.
나도 좀 누워있고 싶다.
진심으로,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누워 있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조금만, 잠시라도 누군가가 내게 허락해줬으면 좋겠다.
다른 엄마들도 힘들어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더 말 못 하겠다.
“나만 힘든 건 아니야”라는 말이 내 입술을 막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안 힘든 건 아니다.
다른 엄마들은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어린이집을 알아보기도 한다는데,
나는 왠지 내 손으로 다 해내고 싶었다.
그게 내 몫이라고, 그렇게 해야 ‘괜찮은 엄마’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무릎까지 아프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찌릿찌릿한 통증이 밀려온다.
그 고통 속에서도 설거지를 하고, 밥을 하고, 애들을 씻긴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전쟁 같은 하루를, 나는 조용히 치르고 있다.
남편은 내 힘듦을 잘 모른다.
어쩌면 알면서도, 표현을 못 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지적은 잘 한다.
내가 못한 부분, 부족한 부분만 콕 집어 이야기한다.
그게 너무 우울하게 만든다.
나는 매일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데,
그 최선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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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자꾸 이렇게 생각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진심으로, 지금의 나를 구해야겠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해볼까?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낼까?
나 혼자 다 해내려고 하지 않고,
조금 내려놓고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다 하려고 했던 건
사랑이 아니라, 스스로를 갉아먹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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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사람이다.
아이를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걸 견뎌낼 수 있는 슈퍼우먼은 아니다.
오늘 밤,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정말 고생했어.
너 혼자 다 감당한 거, 아무도 몰라줘서 더 힘들었지.
그 무게, 너 정말 열심히 견뎠어.”
이 글을 쓰고 나니 조금은 덜 외롭다.
나를 들여다볼 시간이, 조금 생겼다.
그리고 나를 구할 방법을 생각할 힘도, 아주 약간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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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쳐 있는 누군가에게도
“당신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알아요.”
그 말을 해주고 싶다.
나도 그 말을 너무 듣고 싶어서,
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