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내 삶이 50점쯤 되는 지점에 서 있다고 느낀다.
완벽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너진 것도 아닌, 어딘가 애매하고도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는 자리.
예전 같았으면 그 50점이 초라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남들은 80점, 90점처럼 보이는데 나는 왜 늘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질까, 그런 생각에 자주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50점은 부족함의 증거가 아니라, 아직 50점이나 더 채워갈 수 있다는 가능성의 자리라고.
내가 원하는 삶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조용하지만 단단한 삶이다.
건강하고, 누군가를 돕고, 긍정적인 생각을 지키고, 부정적인 늪에 오래 빠지지 않는 삶.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감정에 내 하루를 내어주지 않는 삶.
무엇보다 나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삶. 하나님을 의지하며 흔들릴 때마다 다시 중심을 잡는 삶.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고, 내게 주어진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삶. 그리고 저소비로, 자연과 가까이, 덜 소모되고 더 충만하게 사는 삶.
이건 단순히 돈을 적게 쓰는 생활을 뜻하지 않는다.
저소비 라이프는 삶의 에너지를 아끼는 방식에 가깝다.
불필요한 비교를 줄이고, 불안 때문에 사들이는 물건을 줄이고,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는 시간을 줄이고, 나를 지치게 하는 관계와 생각들을 덜어내는 일이다.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결국 삶의 중심을 다시 나에게로 가져오는 일이다.
밖으로 흩어져 있던 시선을 안으로 모으고,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더 깊이 살아가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사람은 왜 이렇게 쉽게 지치고, 왜 이렇게 쉽게 흔들릴까.
아마도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붙잡으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돈도, 관계도, 인정도, 안정도, 성취도, 이미지도, 미래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아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늘 많지 않았다.
건강한 몸, 평온한 마음, 사랑하는 사람, 감사할 수 있는 하루, 그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믿음.
이 다섯 가지만 제대로 지켜도 삶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해진다.
내가 원하는 삶은 거창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삶이 아니다.
오히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내 쪽으로 가까워지는 삶이다.
오늘의 나는 아직 미완성이지만, 그 미완성조차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
조급함 대신 리듬을, 과시 대신 진심을, 과잉 대신 절제를 선택하는 삶.
나의 세계를 하나씩 구축해 가는 일은 결국 “무엇을 더 얻을까”보다 “무엇을 덜어낼까”를 묻는 일인지도 모른다.
저소비 삶이 좋은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아끼는 삶이 아니라 자유로워지는 삶이기 때문이다.
조금 덜 사고, 조금 덜 비교하고, 조금 덜 휘둘릴수록 마음에는 여백이 생긴다.
그 여백 속에 비로소 진짜 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이 나를 살게 하는지, 무엇이 나를 병들게 하는지.
너무 시끄러운 세상에서는 들리지 않던 마음의 소리가, 조용한 삶 속에서는 선명해진다.
나는 이제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다.
누군가 나를 싫어해도, 누군가 나를 오해해도, 그것이 내 존재의 가치까지 결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변하고, 관계는 언제나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중심이 단단하면, 그 흔들림에 삶 전체를 내어주지 않아도 된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는 욕심을 내려놓을 때, 오히려 더 많은 평안을 얻는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삶은 늘 불가능에 가깝지만,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게 서려는 삶은 분명 가능하다.
나는 내 삶이 누군가를 돕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대단한 봉사나 거창한 희생이 아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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