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빠르게 수영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남들보다 멀리 나아가기 위해, 더 멋지게 헤엄치기 위해,
늘 팔을 휘두르고 발을 차며 애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열심히 쳐도
몸은 자꾸만 가라앉았다.
그때 선생님이 말했다.
“힘을 빼야 떠요. 지금 너무 애쓰고 있네요.”
그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힘을 빼면 뜬다.
살면서 정말 필요한 조언은, 수영장에서 배웠다.
힘을 잔뜩 주고 살아온 시간
내가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시작한 건 꽤 어릴 때였다.
‘잘해야 한다’는 말은 칭찬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무거운 주문이었다.
공부든 일상이든 늘 결과를 향해 달려야 했고,
멈추면 안 되는 줄 알았다.
내가 쉬는 사이 누군가는 앞서 나가 있을 테고,
내가 느긋한 사이 누군가는 나를 평가할 테고,
내가 느슨해지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불안감 속에서 늘 긴장하며 살아왔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그 강박이 더 심해졌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살림도 잘하고 일도 해내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또 다시 악착같이 팔을 휘두르며 살아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열심히 사는데도, 왜 마음은 늘 무겁기만 할까?
물 위에 몸을 맡기는 연습
어느 날, 우연히 다시 수영장을 찾았다.
그날따라 물속이 차고 깊게만 느껴졌지만
한참을 망설이다가 물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또 예전처럼 팔을 휘두르고 허우적거렸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오래된 말이 문득 떠올랐다.
“힘을 빼요. 그럼 떠요.”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모든 긴장을 풀었다.
팔에 힘을 빼고, 다리도 그냥 늘어뜨린 채,
물 위에 가만히 나를 맡겼다.
그러자 정말로,
나는 가라앉지 않고 천천히 떠올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오히려 편안하게 떠 있었다.
내가 힘을 줄 때마다 몸은 더 가라앉았고,
힘을 뺄 때마다 몸은 더 가벼워졌다.
인생도 그렇더라
생각해보면, 인생도 그렇더라.
우리는 늘 뭔가 되기 위해 힘을 주고,
멈추면 안 된다는 강박에 휘둘린다.
그래서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더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발버둥칠수록 더 지치고,
마음은 점점 깊은 물 아래로 가라앉는다.
그럴 땐 문득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너무 애쓰고 있어요.
힘을 조금만 빼도 괜찮아요.”
모든 걸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고,
모두를 만족시키지 않아도 괜찮고,
오늘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힘을 빼면, 마음이 뜬다.
삶이 나를 물 위로 밀어 올려줄 때도 있다.
내가 붙잡고 있는 긴장들을 내려놓으면,
세상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나는 생각보다 괜찮다.
오늘도 조용히 뜨는 중입니다
나는 아직도 가끔은 허우적거린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고,
불안과 비교의 목소리는 여전히 귓가에 들린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럴수록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 안의 힘을 하나씩 풀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해야만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에 더 집중하고,
‘나답게 사는 일’에 귀 기울이면
그 자체로 나는 이미 물 위에 떠 있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힘을 빼는 중이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속에서,
잠시 떠 있는 나를,
따뜻하게 끌어안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