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가슴이 답답했다.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고, 이미 늦은 게 아닐까 싶었고, 자꾸만 내 삶이 미뤄지고 있다는 생각에 조급해졌다. 아들이 울기 시작했고, 부엌에는 어젯밤의 설거지들이 소리 없이 쌓여 있었다.
“또 이렇게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나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가끔은, 아무 일도 안 하고 싶은 날이 있다.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조용히 눈을 감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아무도 없는 섬처럼 있고 싶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몸은 쉬고 있는데도, 마음은 여전히 분주하다. ‘쉬는 중’임에도 불안하고, 쉴 자격이 없다는 죄책감이 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몸보다 마음이 문제였구나.
진짜 쉼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거였구나.
편안함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었다
누구나 편안해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편안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편안함을 누가 보장해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시간 여유가 생기면, 돈이 좀 더 모이면, 아이들이 크면, 나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생기면… 그렇게 기다리다보면 평생 마음 한켠이 허전하고 불안한 채로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 편안함이라는 건,
내가 ‘이만하면 괜찮아’ 하고 마음만 먹으면 생겨나는 것이었다.
사실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집이 무너지지 않고, 이틀쯤 영상을 못 올려도 세상은 멈추지 않는다. 내가 조금 더뎌도, 느려도, 게을러도, 내 인생은 여전히 내 인생이다. 문제는 늘 나를 몰아붙이는 내 마음 안에 있었다.
마음을 바꾸는 연습
나는 요즘 아주 사소한 연습을 한다.
마음이 불안해질 때, 이렇게 말해본다.
“괜찮아. 이대로도 충분해. 조금 늦어도 돼.”
처음엔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이제는 아이 앞에서도, 거울 앞에서도 말한다. 그렇게 나를 다독이는 말들이 쌓이면서, 정말로 조금씩 편안해졌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아도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삶은 참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엄청난 성공이나 성취를 통해 편안함을 느끼겠지만,
나는 그냥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밥을 먹고, 아이와 눈을 맞추고, 창밖의 나무를 바라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면, 그게 바로 평화 아닌가 싶다.
나는 오늘도 마음을 먹는다
나는 여전히 하루에도 몇 번씩 불안해진다.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나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움직이기도 하고,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날도 많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를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하루도,
나는 마음을 먹는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나는 내 속도를 따라가고 있어.”
그리고 그렇게 말한 순간, 거짓말처럼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편안함은 언제나 밖이 아닌,
내 안에서 시작된다는 걸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