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평생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아이들이 크고 나면 나는 어떤 이름으로, 어떤 일로 살아가고 있을까?”
밤이 되면 이런 생각이 나를 꼭 찾아온다.
이따금은 무거운 짐처럼, 또 이따금은 나를 숨 쉬게 해주는 숨구멍처럼.
아무리 현실이 팍팍해도,
나는 단 한 가지, 이 질문만은 버릴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는 지금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어린 두 아이의 엄마이자, 가정을 책임지는 주부이고
월급이 아쉬운 가장이자,
회사 안에서 말 못 할 감정을 꾹꾹 눌러 삼키며 하루하루 버티는 여성이다.
내가 너무 유약해서일까, 아니면 너무 많이 참고 살아와서일까.
정치적 싸움이 많은 직장에서
나는 너무 자주 스스로를 놓고 싶어진다.
하지만 놓을 수 없다. 왜냐면, 나는 엄마니까.
그리고… 돈이 필요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억지로 버티는 일을
10년, 20년, 30년 더 할 수는 없다.
나는 나대로 괜찮은 삶을 살고 싶다.
일하면서도, 망가지지 않는 삶.
지치지 않으면서도 오래 갈 수 있는 길.
그게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의 조건이다.
내가 원하는 일의 조건은 명확하다.
정년 없이 오래 할 수 있을 것
사람보다 일과 마주할 수 있을 것
육아와 병행 가능할 것
감정 노동이 적을 것
소소하지만 매달 300만 원 정도는 벌 수 있을 것
그리고… 내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
세상은 자꾸 ‘잘나가야 한다’, ‘많이 벌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냥,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일이면 좋겠다.
"버티는 게 아니라, 살고 있는 일."
그래서 오늘 나는, 나에게 맞는 일을 하나씩 적어봤다.
1. 글 쓰는 일 – 나의 감정을 언어로 건져 올리는 일
브런치, 블로그, 전자책, 감정노트…
내 안의 이야기로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할 수 있다면,
그것도 평생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돈이 바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이 길은 천천히 단단하게 가는 길이니까.
2. 사람 대신 콘텐츠를 다루는 일
콘텐츠 기획, 출판 에디터, 교육자료 만들기, 온라인 수업 기획…
말보다 글, 얼굴보다 자료
그게 나다운 일일지도 모른다.
3. 혼자 일하는 작은 사업 – SNS 리뷰어, 유튜브 쇼츠 제작
엄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얼굴 없는 브이로그, 목소리만 나오는 리뷰 채널.
진심으로 써본 제품, 직접 키운 아이들의 장난감 리뷰.
작지만 진짜인 콘텐츠가
어쩌면 누군가의 선택을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4. 공공기관 기간제 – 도서관 보조, 평생학습관 행정보조
아무도 나를 재촉하지 않는
조용한 공간에서 하루 네 시간쯤 일하고
아이들 하원 전에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게 나의 ‘이상적 현실’ 아닐까.
5. 아이 키운 경험이 경력이 되는 일 – 독서지도사, 육아 보조 강사
아이를 키우며 얻은 감각이
아이들과의 책놀이, 감정놀이터 활동으로 연결된다면.
그건 단지 일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이어주는 삶의 연장선일지도.
나는 지금 길 위에 있다.
아직 정답은 없다.
아직 확신도 없다.
그저 이 질문 하나를 놓지 않고 살아간다.
“나는 평생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그리고 이 질문을 놓지 않는 한,
나는 결국 내가 원하는 일,
내가 버틸 수 있는 일,
내가 살아낼 수 있는 일을 찾게 될 거라 믿는다.
오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괜찮아.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부터 준비하면 돼.
천천히 해도 돼.
너는 느리지만 분명히 나아가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