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 거야."
오랜 시간, 그 말을 꼭 붙들고 살았다.
불안한 현실 앞에서, 견딜 수 있는 유일한 희망 같은 말.
내 안의 작은 믿음을 쥐고, 다짐하듯 중얼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잘될 거야. 잘 돼야 해. 잘 안 되면 안 돼.’
그렇게 나는 희망이라는 이름의 강박을 품고 살았다.
처음에는 그 말이 나를 지탱해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마치 성과를 내야만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처럼.
마치 실패는 곧 나의 무가치함을 증명하는 것처럼.
조금만 멈춰도, 흔들려도,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자책하게 되는 마음.
나는 점점 숨이 막혀왔다.
그런데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잘 안 돼도, 더 잘되려나 보다.’
이 단순한 문장이 나를 살린다.
내가 힘을 빼고 살아도, 삶은 어딘가로 흐른다.
흘러가고, 이어지고, 돌아오고, 열매 맺는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순간, 결과는 내 예상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 있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예전의 연인이었다.
그와의 이별은 내게 세상의 끝처럼 느껴졌었다.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졌다.
그땐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며 하나님께도 서운한 마음을 품었다.
하지만, 그 아픔의 터널을 지나고 나니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세상 가장 따뜻한 가족이 되어준 사람.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 두 아들이 내 품에 안겼다.
만약 그때의 이별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 평온과 기쁨도 없었겠지.
그 순간 나는 배웠다.
‘내가 힘들었던 그때가, 더 좋은 것을 향한 통과의례였구나.’
“너는 네 길을 주님께 맡겨라.
주님을 신뢰하여라.
그러면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 시편 37편 5절
그렇다.
하나님은 언제나 이루신다.
내 생각과는 다른 방법으로, 다른 시점에서, 그러나 언제나 가장 적절하게.
이제는 그것을 안다.
그러니 더 이상 억지로 되지 않기로 했다.
흘러가듯 살아보려 한다.
너무 애쓰지 않고, 너무 조이지 않고,
그래도 괜찮다고, 잘 안 돼도 잘될 수 있다고 믿으며.
요즘 나는 거울을 보며 종종 속으로 중얼거린다.
"나 참 기특하다."
별일 없지만 버티고,
눈물 나는 하루를 살고도 아이들에게는 웃어주고,
피곤한 몸으로 밥상을 차리고,
매일의 루틴을 지키며 하루를 살아내는 내가
그냥, 참 기특하다.
사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을까.
드러나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마음에 내가 손을 얹어 말해주고 싶다.
“잘 안 돼도 괜찮아요. 그게 더 잘되려는 중일 수도 있어요.”
우리는 자주 넘어진다.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도 않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꺽마 정신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되고,
조금 늦어도 나만의 속도로 걸으면 되고,
힘들어도 계속 살아내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잘되는 삶’을 좇지 않는다.
대신 ‘흘러가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방향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나답게.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성실을 다하고,
내 마음에 귀 기울이고,
내 아이의 웃음에 눈 맞추고,
한 끼를 정성껏 차리고,
그렇게 하루를 채워가다 보면
분명 또 더 좋은 날들이 다가올 것이다.
지금의 나처럼,
단단해졌지만 동시에 부드러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손에 나를 맡기며 살아가는 지금처럼.
이 글을 쓰며, 내 마음에도 작은 숨결 하나 불어넣는다.
“괜찮아, 네가 기대하지 못한 방식으로 더 좋은 길이 열릴 거야.”
오늘도 그 말을 믿고,
기특한 나를 다독이며
흘러가듯 하루를 산다.